음악만으로는 부족(?)..음악프로 생존법

음악만으로는 부족(?)..음악프로 생존법

입력 2011-05-15 00:00
업데이트 2011-05-15 10: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예능 결합 ‘승승장구’ vs 정통 음악프로 위기

정통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잇던 MBC플러스미디어의 ‘수요예술무대’ 폐지 소식이 알려진 지난 12일 인터넷에서는 MBC ‘나는 가수다’의 음원 수익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올해 ‘나는 가수다’의 음원 매출이 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한 증권사의 전망에서 시작된 논쟁은 음원과 모바일 다운로드의 불합리한 수익 배분 문제로 번졌다.

이런 사이 ‘수요예술무대’의 폐지 소식은 일부 음악팬들의 아쉬움 속에 조용히 묻혔다.

’나는 가수다’ 신드롬과 ‘수요예술무대’의 폐지는 음악 프로그램의 현주소를 반영한다. 음악을 원하는 대중에게 음악만 들려줘서는 버티기 어렵다는 게 오늘날 음악 프로그램이 직면한 현실이다.

◇’나는 가수다’ 예능과 시너지 = ‘나는 가수다’는 서바이벌 예능과 결합한 음악 프로그램의 폭발력을 보여준다.

’나는 가수다’의 무대가 갖는 파급력은 이제껏 나왔던 음악 전문 프로그램들을 뛰어넘는다.

방송에 나왔던 음원들은 음원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출연가수들은 집중적으로 재조명받는다. 임재범이 걸출한 보컬이라는 사실은 익히 알려졌지만 ‘나는 가수다’는 그의 실력이 명불허전임을 증명했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수요예술무대’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당시 그의 출연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나는 가수다’의 서바이벌 구조와 긴장감을 강조하는 편집이 대중이 가수 임재범을 다시 주목하게 했다.

제작진이 스포일러 위험을 감수하면서 녹화 방송을 고집하는 이유도 편집과 인터뷰를 통한 재미를 포기할 수 없어서다.

신정수 PD는 15일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동이 편집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다고 본다”며 “가수들의 마음을 담은 인터뷰는 생방송으로는 보여줄 수 없다. 생방송을 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요예술무대’ 정통성 지켰지만 폐지 = ‘나는 가수다’와 달리 ‘수요예술무대’는 음악에만 집중했다. 정통 음악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지키자는 게 제작진의 원칙이었다.

프로그램의 중심은 가수들의 라이브 공연이 차지했고 MC와 게스트의 토크는 진행의 범위를 뛰어넘지 않았다.

인기보다는 실력이 섭외 기준이었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려주자는 취지에서 평소 TV에서 보기 힘든 인디 밴드나 해외 뮤지션들도 게스트로 초대했다.

제작진의 노력에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이나 프랑스 가수 파트리샤 카스가 무대에 섰고 블랙홀, 크래쉬, 디아블로 등 록밴드가 한 자리에 서는 특집도 전파를 탔다. 지상파 프로그램에서는 보기 힘든 무대였다.

그러나 음악만으로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한계가 있었다.

애초 시청률을 기대했던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타깃 시청층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한 게 폐지로 이어졌다.

MBC플러스미디어 조범 제작국장은 “국내 방송계에 음악만을 즐기는 문화가 아직 보편적인 것 같지 않다”며 “시청자들 사이에서 음악을 차용한 다른 예능 프로그램은 보면서 정통 음악 프로그램은 선호하지 않는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케치북’ 토크와 결합..인기 유지 = 다음 달 100회를 맞는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음악과 토크가 결합한 음악 프로그램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음악과 토크가 결합한 음악쇼는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시작해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거쳐 ‘유희열의 스케치북’으로 이어졌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2009년 4월 첫 방송 후 12시가 넘는 심야 시간에도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왔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는 아이돌 가수부터 인디 뮤지션까지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출연한다. 지난달 29일에는 개그맨 유세윤이 결성한 힙합듀오 UV가 출연해 강렬한 라이브 무대를 선사했다.

뮤지션뿐 아니라 개그맨 이수근, 배우 공유, 한효주 등 여러 분야의 연예인들도 출연해 직접 노래를 들려준다.

가수 루시드폴이 최근까지 진행한 코너 ‘만지다-만약에 지금 이 노래가 다시 듣고 싶다면’은 방청객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재미를 더했다.

특히 MC 유희열은 실력 있는 작곡가이자 재치 있는 입담꾼으로 음악과 재미 모두에서 큰 몫을 하며 프로그램의 중추 역할을 했다.

최재형 PD는 “유희열씨가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음악적 이해도가 높다보니 재미있는 얘기를 해도 기본적으로 음악이라는 큰 맥을 놓치지 않는 것 같다”며 “음악과 토크의 중심을 잘 잡는 MC의 역할이 프로그램을 여기까지 이끌어 오는 데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