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막겠다며 고향서 출마 선언
좌우 빅텐트 이틀 만에 붕괴 위기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마린 르펜(오른쪽). AP 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 우파 내각을 심판하기 위해 뭉친 신인민전선(NPF)이 결성 이틀 만에 붕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틀 전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공산당(PCF), 사회당(PS), 녹색당(EELV) 등 4당 연합 NPF는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국민연합(RN)의 집권 저지를 위해 총선 승리 전까지 유럽연합(EU), 경제, 우크라이나 정책 관련 입장 차를 묻어 두기로 하면서 극적으로 합의하며 선거연대를 결성했다.
장뤼크 멜랑숑 LFI 대표는 NPF에 참여한 당내 인사들을 공천 과정에서 대거 숙청했다. 올리비에 포르 PS 대표는 이를 “스캔들”이라며 반발했다.
RN은 이날 여론조사에서 1차 투표에서 33%를 얻어 2위 NPF(25%)를 앞섰다. 반면 르네상스는 지지율 22%를 받아 3위에 그쳤다. 이대로면 조르당 바르델라 RN 대표가 총리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 이날 프랑스 노조, 시민단체가 극우 반대 시위를 열어 프랑스 전역에 25만명이 모였다고 프랑스 내무부가 밝혔다. 프랑스 양대 노총 일반노동총연맹(CGT)의 소피 비네 대표는 “극우 바르델라 총리의 탄생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고 프랑스 BFM TV에 말했다.
정계를 은퇴했던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19년간 의원을 지낸 고향 코레즈에서 NPF 후보로 전격 출마했다. 올랑드 전 대통령은 이날 “1945년 프랑스가 나치에서 해방된 뒤 극우가 집권을 눈앞에 둔 예외적 상황에서 예외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그가 당선되면 제5공화국 수립 이래 의회에 입성한 두 번째 전직 프랑스 대통령이 된다. 다른 한 명은 임기 종료 이듬해인 1982년 의원이 된 발레리 지스카르데스탱 전 대통령(1972~1981)이다.
프랑스 파리법원은 지난 14일 극우 RN과의 연대를 선언한 이유로 에리크 시오티 대표를 제명한 공화당 지도부 결정을 무효화했다. 파리형사법원이 시오티 대표 손을 들어주면서 공화당의 총선 공천권을 누가 쥘지가 불투명해졌다. 집권 르네상스는 당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연정 파트너인 보수 정당들과 지역구 공천을 위한 막판 조율에 나섰다.
2024-06-17 1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