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딸이 지우개 고무조각 때문에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망쳤다며 영국 남성 폴 터너의 문제의 지우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요 정도였는데 운전면허 실기시험을 못 보게 했다니, 문제의 감독관 너무했다.
영국의 39세 아빠 폴 터너가 딸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블랙풀의 운전면허 실기시험장에서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시험을 보지 못해 눈물을 떨궈야 했다고 개탄했다. 몇개월이나 시험을 준비한 딸은 낙담할 대로 낙담해 한사코 운전석을 떠나려 하지 않고 울고만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그냥 ‘딸바보’ 아빠일 뿐일까? 감독관의 눈에 거슬렸던 것은 차량의 좌석 아래 카시트에 지우개 고무조각이 너절하게 나뒹군다는 것이었다. 감독관은 아예 차에 오르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운전교습 강사가 한 번 봐달라고 사정했으며, 나중에 매니저를 통해 접촉했는데도 소용 없었다고 했다.
랭카셔주 세인트 마이클스에 사는 터너는 “강사의 차였으며 지우개 조각만 빼고는 깨끗한 편이었다. 강사가 다이어리를 작성하며 지우개를 쓰다 조금 떨군 것이었다”고 어이없어 했다. 더욱이 감독관이 앉을 자리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10분 동안 옥신각신하며 그 틈에 지우개 조각들을 주워모아 정리했는데도 감독관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래서 그의 딸은 시동조차 걸지 못했는데 더욱 문제는 실기시험 응시비 64파운드(약 10만 3836원)를 환불 받을 방법도 없으며 다시 일정을 잡으려면 4~5개월이 더 걸린다는 점이었다. 영국에서는 이론 시험을 통과하면 2년 안에 실기 시험에 합격해야 면허증이 발급되는데 늘 대기 인원이 많아 한참 대기해야 한다.
그는 “아무리 봐도 감독관이 차에 타지 않아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런 사람들이 공복이라니, 그들은 조금 더 납득할 만해야 한다. 우리는 시골에 살아 대중교통만으로 살아갈 수 없다. 여름에는 대학도 가야 하는데, 운전할 수 없으면 일자리도 구하기 어렵다”고 막막해 했다.
터너 부녀가 당한 일은 영국 전역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고 야후! 뉴스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며 감독관이 차량에 탑승하지 않는 일도 있다. 노리치의 한 운전자는 발판에 진흙이 있다는 이유로 응시가 거부됐다. 유리조각, 심지어 머리카락이 떨어져 있다는 핑계를 대기도 한다.
블랙풀 면허시험장의 구글 리뷰를 검색하니 적어도 다른 세 사람이 까탈스러운 감독관 때문에 시험에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영국의 운전면허를 총괄하는 운전자차량표준청(DVSA)은 개별 사건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면서 블랙풀 면허시험장의 감독관들이 조사받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신 대변인은 “고객과 직원을 보호하고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감염 위험을 덜기 위해 시험 보는 차량은 깨끗하게 청소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 지침이다. 공공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이런 점들이 준수되지 않으면 면허 시험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무리 봐도 터너 부녀가 ‘갑질’에 속절 없이 당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