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채권단 구제금융 협상안 부결…20일 재논의

그리스-채권단 구제금융 협상안 부결…20일 재논의

입력 2015-02-17 07:37
업데이트 2015-02-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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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그룹 의장 “그리스, 구제금융 요청하면 20일 회의 개최”그리스 재무 “이틀 안에 타결 확신…유로존 이탈 없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이 16일(현지시간)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안을 타결하지 못하고 협상 시한을 20일로 넘겼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과 그리스 새 정부의 개혁 계획 등을 논의하고 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회의를 마쳤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며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면 20일에 회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데 대체로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가 요청한 가교 프로그램은 결국 현행 구제금융의 연장으로 생각한다며 그리스가 연장을 신청해야만 기존 프로그램의 ‘유연성’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EU 집행위원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가 현행 구제금융 연장을 요청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그리스는 이상적이 아닌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그리스 고위 관리는 이날 “유로그룹은 구제금융의 연장을 주장하는 비합리적이고 수용할 수 없는 방안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오늘은 타결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채권단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이 결국 합의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며 이틀 안에 타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협상을 계속해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면서 개혁을 공약하고 선출된 새 정부에 기존 구제금융 조건을 바꾸지 않고 동의하라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바루파키스 장관은 이날 부결 책임은 데이셀블룸 의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스코비시 집행위원이 보여준 성명서 초안에 매우 만족해 서명하려고 했지만 데이셀블룸 의장이 이를 철회하고 모호한 단어인 ‘일부 유연성’을 제안해 서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는 유로존에 있고 분명히 유로존에 남을 것”이라며 이른바 ‘그렉시트’(Grexit) 우려를 적극 해명했다.

유로그룹은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실무팀이 각각 작성한 보고서 2건을 놓고 사안별로 수용 여부를 논의하는 방식으로 협상을 진행했다.

그리스와 채권단은 지난 13~14일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과 그리스 새 정부의 계획 간 공통점을 찾기 위한 기술적 평가를 마치고 각각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스는 오는 28일 끝나는 유럽연합(EU) 측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연장하지 않고 새로운 협상을 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리스는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협력해 새로운 4개년 개혁 계획을 수립해 채무 재조정과 함께 8월 말까지 채권단과 타결한다는 계획으로 3~8월은 가교 프로그램으로 유동성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

반면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는 현행 구제금융을 연장해 기존 긴축정책 약속을 이행하라는 입장이다.

양측 실무팀은 기존의 이견을 확인하는 수준에서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져 이날 회의 전부터 부결되고 다시 회의가 소집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의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이날 독일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실무팀 간 기술적 협의 내용을 접했다며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협상 타결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컨설팅업체인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울프 피콜리 분석가는 회의에 앞서 부결을 전망하면서 그리스는 곧 추가 회의를 요구할 계획이며 이 문제를 정상급에서 결정하기 위해 EU 정상회의 긴급회의가 소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전날 현지 일간 카티메리니와 인터뷰에서 막판에 합의안이 나올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16일에 결론이 나오지 않더라도 양측 실무팀이 20일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부결 전망에 따라 아테네증시의 종합주가지수는 3.83% 하락했고, 그리스 국채 3년물 수익률은 17.08%로 지난 주말보다 1.7%포인트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약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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