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미얀마 총선, 민주 자유 선거될까

‘역사적’ 미얀마 총선, 민주 자유 선거될까

입력 2015-07-09 10:53
업데이트 2015-07-0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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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의 군부 독재에서 벗어나 개혁 개방을 추진 중인 미얀마가 오는 11월 8일 총선을 실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선거가 민주 자유 선거로 치러질지 주목된다.

9일 태국 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총선일 실시일자를 오는 11월 8일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선거는 미얀마가 약 50년에 걸친 군부독재 종식을 선언하고 2011년부터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에 나선 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미얀마는 1990년 총선을 실시했으나 민주화 운동 기수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이를 인정하지 않고 선거 결과를 무효화했다. 2010년 총선은 군부 정권의 부정, 관권 선거를 이유로 수치 여사와 NLD가 불참한 가운데 실시됐다.

25년 만에 자유 보통 선거를 표방하며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미얀마 개혁의 지속 여부와 방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민간 정부를 표방하면서도 실질적으로 군 출신들이 좌우하는 현 정권이 총선을 공정하고 자유롭게 실시하면 개혁이 계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지면 국제사회는 미얀마의 개혁이 후퇴할 수 있다고 보고 이 나라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되고, 이는 미얀마 개혁의 성공을 가로막는 큰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 거리는 수치 여사가 이끄는 NLD의 선거 참여 여부와, NLD가 어느 정도 승리를 거둘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미 수치 여사는 총선 후 약 3개월 뒤에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게 됐다. 군부의 반대로 그의 대선 출마를 가로막고 있는 헌법 조항 개정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개헌을 요구해왔던 수치 여사와 NLD는 이 독소 조항을 이유로 그동안 선거 불참 가능성을 시사해왔으며, 지금까지 총선 참여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 관측통들은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결국 NLD가 총선에 참여하고 압승을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얀마 정부와 반군들이 추진하는 전국적 휴전 협정 체결도 총선의 성공적인 실시 여부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은 총선을 명실상부한 전국 선거로 치르고, 현 집권 여당의 승리로 이끌기 위해 2013년 하반기부터 선거 전 휴전 협정 체결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휴전 협상 와중에도 정부군과 반군들이 샨주, 카친주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교전을 계속함으로써 협정 체결이 미뤄지고 있다.

총선 전 휴전 협정 체결에 실패하면 반군들의 자치권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결과가 돼 정부는 다시 한번 개혁 의지를 의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점차 거세지는 소수 이슬람교도와 다수 불교도 간의 종교, 종족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부 라카인 주에는 2012년 불교도와 이슬람교도인 로힝야족 사이에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져 200여 명이 숨지고 14만여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두 종교 사이의 갈등은 이후 중부, 동부 지방으로 번졌으며, 아직 치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선거를 계기로 양측의 불만과 요구는 더 분출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미얀마는 최근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개혁이 정체됐다는 비판을 국내외에서 적지 않게 받았다.

선거 패배를 우려한 집권층이 개혁의 속도를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무늬만 민간 정부’라는 지적을 받는 미얀마 정부와 여당이 선거 패배를 무릅쓰고 공정, 자유 선거를 실시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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