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미셸 오바마 나오면 트럼프 압도” 거세지는 바이든 사퇴론

“차라리 미셸 오바마 나오면 트럼프 압도” 거세지는 바이든 사퇴론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7-03 11:22
수정 2024-07-0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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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포효하고 있다. 2024.6.28 롤리 EPA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포효하고 있다. 2024.6.28 롤리 EPA 연합뉴스
미국 대선 첫 TV 토론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교체론이 거센 가운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여사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를 압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토론 이후인 지난달 28~30일(현지시간) 유권자 1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자 대결시 두 후보는 각각 43%와 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상 대결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오차범위(±3.5%) 내 박빙 구도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대결 시에는 여성 응답자의 44%만이 바이든 대통령에 지지를 보낸 반면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절반인 50%가 지지 의사를 확인했다. 무당층 역시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34%가 지지를 보냈지만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43%가 우호적이었다.

일각에서 꾸준히 민주당의 대안 후보로 제기돼 미셸 오바마 여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맞붙을 경우 오바마 여사가 50%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39%)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 여사는 백악관에서 나온 이후에도 꾸준히 저서 집필 등을 통해 미국인들과 소통하며 변함없는 대중적 지지를 확인하고 있다. 다만 그는 정치에는 참여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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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시간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이 주최한 TV 생방송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24.6.27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지시간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CNN이 주최한 TV 생방송 토론을 벌이고 있다. 2024.6.27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리스크’를 고스란히 노출한 첫 토론 이후 참모들을 비롯해 바이든 대통령 측은 여론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언론이 위기론을 키우고 있을 뿐이라며 위기론을 잠재우는 데에 주력해 왔다. 질 바이든 여사를 비롯해 아들 헌터 바이든 등 가족들 역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완주를 강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속속 발표되는 여론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후폭풍’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CNN 조사에서 민주당 및 민주당에 우호적인 응답자의 56%는 민주당이 바이든 대통령 이외 후보를 내세울 경우 대선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견해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을 내세우는 게 승리 확률이 높다는 답변은 43%에 불과했다.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도 이날 성명을 내고 36대 대통령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3년 11월부터 1969년 1월까지 재임한 존슨 전 대통령은 당초 1968년 미 대선에서 3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반전 여론이 치솟는 상황에서도 베트남 파병을 늘리려던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지율이 급락세로 돌아섰고 결국 경선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가까운 지인들까지 나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시인·소설가이자 버몬트주의 미들버리대에서 강의하고 있는 제이 파리니는 미국 대선후보 첫 TV토론 다음 날인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조에게, 이제 떠날 시간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게재한 공개서한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나라고 호소했다.

파리니는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 친구다. 그는 서한에서 “당신과 나는 수십 년 전 우리 집 부엌 식탁에 함께 앉곤 했다. 나는 오랫동안 당신의 팬이었다”면서도 “모든 게 좋지만 이제 당신도 나처럼 노인이다. 우리 몸은 이전처럼 협조적이지 않고 때로는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바이든을 향한 압박이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닝메이트가 될 부통령 후보에 대한 공개를 서두르지 않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통령 후보 발표를 미루는 것은 민주당 내 혼란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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