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쯤 발표…대사관 이전 유보”…아랍연맹 “폭력사태 부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NYT는 미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6일쯤 이같은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서명은 하지 않았으며 세부 계획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NY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텔아비브에 있는 미 대사관을 당장 예루살렘으로 이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아랍권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극단주의와 폭력사태를 부를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극단주의에 불을 붙이고 폭력사태를 부를 것”이라면서 “그것은 평화를 적대시하는 이스라엘 정부 한쪽에만 유리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동부와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1967년 점령하고 동예루살렘을 병합했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 전체를 자국의 통일된 수도라고 주장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은 예루살렘 동부를 자신들의 미래 수도로 여기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은 예루살렘에 대한 이스라엘의 일방적 관할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역대 미 대통령들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예루살렘을 수도로 인정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1995년 제정된 ‘예루살렘대사관법’은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도록 했지만 대통령이 국익과 외교적 이해관계를 고려해 결정을 6개월간 보류할 수 있는 유예조항을 두고 있다. 이후 모든 대통령들은 6개월마다 이전 결정을 보류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7-12-0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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