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미원자력협정에 끝까지 비핵화 반영 시도”

“미국, 한미원자력협정에 끝까지 비핵화 반영 시도”

입력 2015-06-29 07:34
업데이트 2015-06-2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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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전문가 장순흥 총장 “협상 타결 고비였다””20% 우라늄 농축 가능은 국가 위상의 대폭 제고”

한국과 미국이 이달 공식으로 서명한 양국간 원자력협정의 협상 과정에서 ‘비핵화’ 문제가 예상보다 큰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대표단은 한미 원자력협정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반영하라고 요청했다가 한국 대표단의 강한 반발을 샀지만, 협상 타결 직전까지 ‘비핵화 정신’같은 표현을 넣으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의 대표적인 원자력안전 전문가로 꼽히는 장순흥 한동대학교 총장은 2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한미원자력협정 협상 과정에서 불거졌던 쟁점들을 설명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 정통한 장 총장은 미국에서 ‘비핵화’라는 말의 협정문 반영을 “마지막까지 하려고 했다”며 “맨 마지막에는 ‘비핵화 선언의 정신을 살린다’라는 표현을 넣으려고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1991년 남북한이 발표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는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사용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과 함께 ‘핵 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있다.

장 총장은 ‘비핵화’ 논란을 통해 미국 측에서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여전히 풀지 않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더 중요한 문제는 (한미 양국의) 실익”이라고 지적한 뒤 “미국이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가까운 나라들을 의심하다 보니 (원자력) 경쟁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장 총장은 한국 원자력 종사자들이 “기술을 개발할 때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과거 실험실 수준에서 미량의 우라늄과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했다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았던 일에 대해 장 총장은 “너무 미국의 눈치를 보고 하나하나 허가받고 하겠다는 자세를 갖는 것도 잘못이지만, 몰래 (방사성물질 실험을) 하는 것은 나쁜 일이고 아주 투명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원자력협정 협상이 진행되던 시기에 미국 원자력업계 인사들을 만났을 때 “미국 원자력업계가 이미 상당 수준 경쟁력을 잃어버렸고, 한국의 원자력산업 발전을 돕는 일이 미국 업계의 경쟁력 회복에도 좋은 일이라고 자주 말했다”고 밝혔다.

이번 한미 원자력협정 협상 타결에 대해 그는 “우리가 (자원용 원자력기술 개발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하면 (미국에서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음을 보였다”며 “이전에는 (우라늄) 농축을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협의에 의해 20%까지 할 수 있게 된 일은 국가 위상을 크게 높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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