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진 러 위협, 쪼개진 단일대오… 나토의 그늘진 ‘75번째 생일’

커진 러 위협, 쪼개진 단일대오… 나토의 그늘진 ‘75번째 생일’

최영권 기자
최영권 기자
입력 2024-04-05 03:28
수정 2024-04-0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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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등 분쟁 개입 말라” 경고
美위상 약화에 핀란드 가입도 갈등
차기 수장 선출 놓고도 균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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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 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합동군사령부에서 나토 지도부가 새로 게양된 스웨덴 국기(왼쪽 세 번째)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200년 가까이 비동맹 노선을 지켜오던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 가입을 추진했고 지난달 26일 헝가리의 최종 승인을 받아 32번째 회원국이 됐다. 노퍽 AP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 노퍽 해군기지 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합동군사령부에서 나토 지도부가 새로 게양된 스웨덴 국기(왼쪽 세 번째)를 향해 경례를 하고 있다. 200년 가까이 비동맹 노선을 지켜오던 스웨덴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나토 가입을 추진했고 지난달 26일 헝가리의 최종 승인을 받아 32번째 회원국이 됐다. 노퍽 AP 연합뉴스
1948년 창설된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4일(현지시간) 75주년을 맞았지만 단일대오보단 균열 양상을 보이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등 유럽 12개국의 군사동맹으로 출범한 나토는 최근 25년간 철의 장막 너머 15개국을 나토 안에 포섭하며 몸집을 불렸다. 하지만 나토 회원국의 최종 가입을 허가하는 수탁국 미국의 위상이 약해지면서 회원국 간 갈등을 봉합하는 데 진땀을 흘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나토 회원국 한 곳이라도 적의 침공을 받을 경우 당사국 전원이 자동 개입하기로 약속한 나토 헌장 5조가 진영 간 직접 전쟁을 억지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하지만 유럽과 서방의 정보기관이 최근 러시아의 나토 추가 침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군대 파병 가능성까지 거론하면서 선언적 문구에 불과했던 이 조항이 3차 세계대전을 촉발할 근거가 되리라는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힘이 약해졌다는 방증이다. 러시아 고위 관리들은 나토 창설 75주년이 된 이날 나토에 경고를 쏟아 내기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나토의 관계는 직접 대치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나토 자체와 나토 국가들은 이미 우크라이나 주변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토는 계속 우리 국경을 향해 움직이고 군사 인프라를 우리 국경 쪽으로 확대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대립의 도구로 창설한 이 동맹은 지속해서 자신의 본질을 보여 주며 안보에 기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중립국 노선을 버리고 32번째 회원국이 된 핀란드 가입 과정에서 갈등을 표출한 나토는 최근 차기 수장직을 놓고도 치열한 다툼이 벌어지면서 차기 수장 선출에 난항을 겪는 등 분열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로선 미국을 포함해 약 20개국이 지지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유력하지만 튀르키예와 헝가리가 지지를 보류 중이라 선출 여부가 불투명하다.
2024-04-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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