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연설하는 북한 김정은(왼쪽) 국무위원장. 오른쪽은 4일 도쿄 관저에서 기자회견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연합뉴스
5일 니혼게이자이 신문 보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집권 자민당 가토 가쓰노부 의원의 관련 질문에 “이 메시지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해 정확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날 후생노동상을 역임한 가토 의원은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교섭을 진전시키는 관점에서 “사태(상황) 전개의 조짐을 간과하지 않고 적확하게 대응하는 것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기시다 총리는 “하루라도 빨리 모든 납치 피해자가 귀국할 수 있도록 총리로서 전신전령(全身全靈·몸과 정신의 모든 것)을 기울여 대처해야 한다는 강한 각오를 갖고 있다”며 “이러한 생각을 가슴에 품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김씨(金氏)와의 정상회담을 실현하기 위해 총리 직할 고위급 협의를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그동안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김 위원장과 북일 정상회담을 열고자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고, 양국은 이를 위해 비밀 접촉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해 첫날 발생한 일본 강진과 관련해 5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위로전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공개 편지를 보낸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며 기시다 총리에 “각하”라는 존칭을 덧붙인 대목이 눈길을 끈다. 사진은 관련 내용을 보도한 일본 TBS 방송 화면. 2024.1.5 TBS
인도주의적 사안이긴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일본 총리에 전문을 보낸 것 자체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일본국 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며 기시다 총리에 ‘각하’라는 존칭을 덧붙인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당시 김 위원장의 위로전문 발송은 정상 국가 지도자로서 인도주의적 면모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 인도주의를 명분으로 북·일관계 개선 신호를 보내 최근 한층 강화된 한·미·일 협력에 균열을 내려는 시도로도 해석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동북아시아 역내에서 정상적인 국제정치적 행위자로서 움직이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