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한국전쟁’ 발언 생떼 中누리꾼에 삼성·현대차 광고 내렸다(종합)

BTS ‘한국전쟁’ 발언 생떼 中누리꾼에 삼성·현대차 광고 내렸다(종합)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0-10-12 21:05
업데이트 2020-10-12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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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누리꾼, BTS 리더 RM ‘한미양국 고난·희생’ 밴 플리트상 수상 소감에 “북한 도운 중국 군인 모욕”

삼성전자·현대차, 中몽니에 불똥 튈라…
中서 BTS 온라인·SNS 광고 일체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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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배경으로 ‘다이너마이트’ 안무를 추고 있는 영상의 한 장면.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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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 상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0.10.8 연합뉴스
지난 7일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온라인으로 진행한 밴 플리트 상 시상식에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2020.10.8 연합뉴스
중국 일부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이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하며 한국전쟁 70주년을 언급한 것을 국가 존엄을 건드린 ‘중국 모욕’이라며 왜곡 비난하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급기야 중국 현지 채널에 개제된 BTS 광고를 내렸다.

삼성전자, 中공식 온라인쇼핑몰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 삭제

현대차도 웨이보 계정서 BTS 광고 내려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를 강조하고 있는 중국 누리꾼들의 억지 같은 공격이지만 당장 판매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라 현지에서만 관련 광고 페이지를 지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에 따르면 12일 삼성전자 중국 공식 온라인 쇼핑몰에서 BTS제품 소개 페이지가 삭제됐다.

미국, 일본, 대만, 영국, 프랑스, 호주 등에서는 BTS 관련 제품 소개 페이지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중국법인 차원에서 현지 BTS 광고만 삭제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도 공식 웨이보 계정에 개제된 BTS 광고 이미지와 영상을 내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이러한 조치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BTS의 한국전쟁 70주년 발언에 중국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들이 왜곡 공격을 계속하자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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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 연합뉴스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
연합뉴스
RM “한국전쟁 70주년, 한미양국 겪은
고난의 역사·많은 희생 영원히 기억해야”

앞선 7일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을 전하면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다.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고 제임스 밴플리트상 장군에서 이름을 따,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해마다 수여하는 상이다.

그러자 중국 누리꾼들은 RM의 해당 발언이 “항미원조 역사에 대해 잘 모르고 중국을 모욕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은 수상 소감 중 ‘양국이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에 분노를 표했다.

일부 누리꾼은 이에 대한 반발로 BTS의 팬클럽인 ‘아미’ 탈퇴를 선언했으며 관련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중국은 6·25 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 즉 정의로운 전쟁으로 교육하고 있다. 중화사상에 치우친 역사의식으로 볼 수 있지만 반미·민족주의 매체인 환구시보와 일부 중국 누리꾼들의 몽니가 계속되자 민간 기업들이 일단 BTS 광고를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묘한 미소를 띤 채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 묘한 미소를 띤 채 마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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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바라보는 시진핑의 눈
김정은 바라보는 시진핑의 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방위원장과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를 21일 오전 보도했다. 2019.6.21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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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북한 방문
시진핑 북한 방문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 평양국제공항에서 만나 손을 맞잡고 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사·로이터 연합뉴스
中누리꾼 “국가 존엄 사항 용인 못해”
“中팬이 돈 많이 줬는데 BTS 항미원조
알지 못한 채 中군인 존중 안하고 모욕”

중국은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면서 “BTS는 이전에도 인터뷰에서 대만을 하나의 국가로 인식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다른 누리꾼은 “중국 팬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BTS에게 줬는데 이게 뭐냐”면서 “BTS가 항미원조의 역사를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논란이 인 뒤 지난 7월 출시돼 판매 중인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0 BTS 에디션이 판매를 중지했다는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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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최대치인 12조 3000억원을 기록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 장중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뉴스1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발표한 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딜라이트룸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년 만에 최대치인 12조 3000억원을 기록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21일 이후 처음 장중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뉴스1
中누리꾼, 삼성폰 BTS 에디션에
“삼성, 이 폰 깨끗이 처리하라”

이들은 삼성 차이나 사이트에서 BTS 에디션이 여전히 남아 있는 화면을 캡처해 올리면서 “삼성은 이 폰을 깨끗이 처리하라”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베이징 현대차와 휠라(FILA)에서도 BTS 관련 웨이보 게시물이 사라지는 등 중국 내 사업 손실이 우려된다는 내용이 온라인에 올라와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누리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으로 가득 채웠다.

BTS의 한국전쟁 발언은 이날 웨이보 핫이슈에 올랐다가 사안의 민감성이 고려된 듯 갑자기 검색 순위에서 사라졌다.

베이징의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미 한한령(限韓令)으로 한국 연예인의 중국 진출이 막힌 상황에서 BTS의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민감해하는 것은 그만큼 숨겨진 팬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면서 “그럼에도 이런 움직임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당시 중국의 보복을 연상케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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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온라인콘서트 99만명이 봤다
방탄소년단 온라인콘서트 99만명이 봤다 지난 10∼11일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을 191개국에서 총 99만3천명이 시청했다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이는 BTS. 2020.10.12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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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만명이 본 BTS 온라인콘서트
99만명이 본 BTS 온라인콘서트 지난 10∼11일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 ‘BTS 맵 오브 더 솔 원’을 191개국에서 총 99만3천명이 시청했다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12일 밝혔다.
사진은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이는 BTS. 2020.10.12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BTS 온라인콘서트 99만명 봤다
시청권 매출 500억 대박

한편 BTS가 지난 주말 개최한 온라인 콘서트가 전 세계에서 99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날 BTS가 10∼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을 191개국에서 총 99만 3000명이 시청했다고 밝혔다.

유료로 열린 이번 콘서트에서는 HD 멀티뷰 티켓이 4만 9500원에, HD 멀티뷰와 가상 전시 관람권을 묶은 티켓이 6만 1000원에 판매됐다.

99만 3000명이 모두 HD 멀티뷰 티켓만 구매했다고 가정해도 시청권 매출은 491억 5350만원에 이른다.

팬클럽 아미에게 한정 판매된 4K 시청 티켓은 5만 9500원으로 가격이 더 높기 때문에, 시청권만으로 500억대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공연은 당초 현장 콘서트와 온라인 스트리밍을 병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디스코 열풍을 불게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미국 빌보드 핫100 1위에 오르며 디스코 열풍을 불게한 방탄소년단의 ‘Dynam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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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이 10~11일 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진화한 기술력으로 화려함과 웅장함을 뽐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BTS)이 10~11일 연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에서 열정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진화한 기술력으로 화려함과 웅장함을 뽐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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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10~11일 진행한 온라인 공연의 한 장면.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과 ‘아미 온 에어’, 4K/HD 멀티뷰를 동시 적용해 스케일과 화려함을 더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이 10~11일 진행한 온라인 공연의 한 장면.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등 최첨단 기술과 ‘아미 온 에어’, 4K/HD 멀티뷰를 동시 적용해 스케일과 화려함을 더했다.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제공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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