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후손’ 카자흐 피겨 영웅 데니스 텐 피습 사망
카자흐스탄 피겨 스케이팅 영웅인 한국계 데니스 텐이 2014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획득,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언론은 데니스 텐이 알마티의 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는 범인들과 난투극을 벌이다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19일(현지시간) 숨졌다고 보도했다. 알마티 출신인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의 외고손자로 성씨 텐은 한국의 정 씨를 러시아어에서 쓰는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것이다. 2018.7.20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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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연합뉴스가 현지 매체 카진포름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데니스 텐의 렉서스 GX460 차량 사이드 미러 중고품은 현지에서 약 1만 7000원부터 거래되고 있다.
해당 차량 사이드 미러 좌우 양측의 호환 부품 새 제품이 약 17만원이고, 정품은 약 50만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부품상에 따르면 훔친 사이드 미러는 되판다고 해도 17만원 이하에 거래된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고급 차종 사이드 미러 도난 사고가 흔하게 벌어진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카자흐스탄 옛 수도이자 경제중심 도시인 알마티시에서 10년째 자동차 부품상을 한다는 상인은 최근 사이드 미러를 팔러 오는 사람이 오면 어디서 구했느냐고 묻고 바로 경찰에 연락한다고 전했다.
한편 데니스 텐을 살해한 용의자 2명은 21일 모두 경찰에 붙잡혔다.
카자흐스탄 내무국장은 “체포된 두번째 용의자는 23세의 (카자흐 남부) 키즐오르다 주 출신 아르만 쿠다이베르게노프”라고 밝혔다
쿠다이베르게노프는 자신이 데니스 텐을 흉기로 공격했다고 자백했다고 내무국장은 전했다.
앞서 카자흐 경찰은 데니스 텐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첫번째 용의자인 남부 잠빌주 출신의 누랄리 키야소프(24)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키야소프도 변호사 앞에서 범행을 자백했다고 현지 매체가 검사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데니스 텐은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는 괴한 2명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지고 말았다.
알마티 출신인 데니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의 외고손자다. 그의 성씨인 ‘텐’은 한국의 정씨를 러시아어식으로 표기한 것이다.
데니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카자흐스탄 최초로 동메달을 따면서 스포츠 영웅으로 떠올라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데니스 텐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외 스포츠 인사들은 물론 카자흐스탄 내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데니스 텐의 장례는 오는 21일 오전 10시쯤 알마티 시내 발루안 숄락 스포츠 센터에서 카자흐스탄 문화체육부와 알마티시 장으로 치러진다.
장례식 뒤 시신은 알마티시 인근의 ‘우정의 마을’ 공동묘지로 옮겨져 안장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