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도 34분 지각“회담 우위 점하려는 의도적 전략” vs “원래 게으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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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국제 외교무대에서 ‘지각대장’으로 악명높다. 상대국 입장에서는 큰 외교적 결례이지만 그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원래 게을러 그런 것인지, 자신의 위세를 과시하며 상대방의 기를 꺾으려는 의도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35분께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회담장인 핀란드 헬싱키 대통령궁에 도착했다. 회담 예정 시간보다 35분 늦었다. 푸틴의 전용기가 헬싱키 공항에 그만큼 늦게 도착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맞불을 놓듯 회담장에 푸틴 대통령보다 약 20분 늦게 모습을 드러내면서 회담 시작이 예정보다 70분 지연됐다.
푸틴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들을 기다리게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가장 큰 수모를 당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작년 1월 조사한 자료를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014년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장에 4시간 15분이나 늦게 나타났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때는 4시간을, 2016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 때는 3시간을 각각 지각했다. 2015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50분 기다리게 했다.
푸틴 대통령은 작년 9월 6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도 34분 지각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워낙 지각으로 악명이 높아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다”며 “30분 정도는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1시간 45분이나 늦었다.
미국 의회 전문매체 ‘더 힐’은 이런 상습 지각에 대해 옛 소련 비밀경찰 KGB 출신인 푸틴의 협상 전략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방과의 회담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일종의 심리 게임이라는 것이다.
AP 통신은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푸틴 대통령의 행동은 ‘의도적 전술’이라는 시각이 있지만 치밀한 전략이라기보다는 그의 개인적 특성이 더 강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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