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샌더스 지지 일색인 美대학가 강압적 분위기 조명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굳어졌지만, 여전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클린턴에 대한 비호감이 상당한 상황이다.특히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인기가 여전해 클린턴을 지지하는 것은 ‘멋지지 않은 일’로 여겨지고, 클린턴 지지자들은 ‘악’으로까지 취급받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3월 하버드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있는 매사추세츠 경선에서 클린턴은 50.1%의 지지를 얻어 샌더스에 앞섰으나 18∼24세 유권자 중에서는 샌더스가 71%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샘 코플먼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편지를 보내 “하버드에서는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인정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고 외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쁘다”고 한탄했다.
그는 가디언에 자신이 2012년까지는 교내 신문에 정치에 관한 글을 자주 썼는데 올해 들어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면 ‘아웃사이더’ 취급을 받고 더 보수적인 사람으로 여겨질까봐 자제해 왔다고 전했다.
코플먼은 “올해 대선에서 나는 트윗 몇 개 외에는 완전히 침묵을 지켰다”며 “클린턴 지지 의사를 밝히면 클린턴을 반(反) 기독교적으로 보는 공화당 지지자들과 클린턴을 부패한 정치계 일원으로 보는 샌더스 지지자들에게서 모두 멀어진다”고 말했다.
침묵하는 코플먼과 달리 클린턴 지지 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는 대학생도 물론 있다.
하버드내 클린턴 지지 모임의 회원인 재닛 호(19)는 매사추세츠 경선에서 클린턴 지원 유세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녀도 클린턴 지지를 밝히는 게 쉽지 않다고 말한다.
호는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말하면 평등에 반대하는 사람 취급한다”며 “‘왜 넌 무료 등록금을 원하지 않지?’ ‘모두가 동등한 보수를 받는 게 싫어?’ ‘부자 증세를 원하지 않아?’ ‘그러면 너는 사악하구나’ 이런 식”이라고 말했다.
하버드대 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서 칼럼을 쓰는 몰리 로버츠는 지난 1월 클린턴 지지 칼럼을 쓴 후 페이스북에 악플 공격을 받기도 했다.
로버츠는 그러나 “어느 쪽 지지자나 자신들의 신념에 매우 확고한 일부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라며 “모든 샌더스 지지자들이 그렇게 행동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로버츠는 “본선에서는 민주당 후보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칠 것”이라며 “샌더스 지지자들은 클린턴이 지명되면 클린턴에 투표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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