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피하려다 성노예 전락’…성매매 강요당한 시리아 여성들

‘내전 피하려다 성노예 전락’…성매매 강요당한 시리아 여성들

입력 2016-05-01 12:00
수정 2016-05-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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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신매매조직에 걸려 하루 10회 성매매에 고문까지 당해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여성들을 속여 성노예로 삼아 온 국제 인신매매 조직이 레바논 경찰에 적발됐다.

피해 여성들은 햇빛조차 들지 않는 홍등가 건물에 감금된 채 성매매를 강요당했고, 낙태 시술 등을 받을 때만 문밖으로 나설 수 있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초 레바논 중부 주니에 홍등가의 2층 건물에서 성노예 여성 75명을 구출했다.

시리아 출신이 대다수이고, 이라크 출신도 일부 있었다.

이 여성들은 1인당 2천 달러에 못 미치는 금액에 팔려와 하루 10차례 이상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식당 종업원 등으로 일하게 해준다는 꼬임에 속은 경우가 대다수였고, 일부는 끌려올 당시 미성년자였다.

성매매를 거부하는 여성은 성폭행과 폭력, 고문을 당한 뒤 피임기구조차 없이 성매수남과 관계를 맺어야 했다.

성매매 대금은 1회 30∼70달러였으나 여성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한 푼도 없었다.

건물 안에는 여성 경비원이 배치돼 성노예 여성의 벌이 수준과 복장 등을 평가했고, 기준에 못 미치는 이들은 체벌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전기고문과 채찍질 등의 가혹행위까지 벌어졌다.

구출된 여성들은 길게는 2∼3년간 이 건물에서 생활했으며 외부 출입은 낙태 수술 등을 받을 때만 가능했다.

경찰 조사결과 낙태 수술은 베이루트 북쪽 교외 디케네 지역의 한 병원에서 이뤄졌으며, 지난 4년간 무려 200여 건의 낙태가 있었다.

이러한 만행은 부활절 금요일이었던 지난 1일 휴일을 맞아 감시가 느슨한 틈을 타 성노예 여성 10여 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또 다른 여성 4명은 공포와 체념에 젖어 탈출 기회가 왔음에도 달아날 생각조차 못했다고 한다.

레바논 경찰 대변인은 “구출된 75명은 신체는 물론 정신까지 모든 측면의 자유를 빼앗긴 상태였다”면서 “피의자들은 단 한 순간도 이들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두목인 파와즈 알리 알-하산을 비롯한 23명을 인신매매 조직 구성, 고문, 감금, 성매매 강요 등 혐의로 기소하고, 도주한 시리아인 행동대장 이마드 알-리하위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시리아 정부에 요청했다.

알-리하위는 악명높은 시리아 공군정보국에서 심문 담당자로 일한 경력이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낙태를 해 준 의사도 기소됐다.

이번 사건은 레바논에서 적발된 인신매매 사건 중 최대 규모이며, 2011년 말 인신매매 관련법이 제정된 이후 첫 적발 사례이다. 해당 법률은 인신매매 연루자에게 5년에서 15년 형을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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