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2의 세실사건’ 막는다…사자 2종 멸종위기종보호법 적용

미 ‘제2의 세실사건’ 막는다…사자 2종 멸종위기종보호법 적용

입력 2015-12-21 16:20
업데이트 2015-12-2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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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사자 수입 어렵게…사냥 제한 효과도 기대

‘사자 사냥꾼들의 나라’ 미국이 사냥한 사자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지난 7월 미국인 치과의사가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을 잔혹하게 도륙해 전 세계적 비난에 휩싸인 지 5개월 만이다.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은 아프리카 사자 2종을 새로이 관리 대상 종(種)으로 분류해 미국 멸종위기종보호법의 보호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 보도했다.

앞으로 아프리카 중부와 서부의 사자는 멸종 ‘위기’ 종으로,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의 사자는 ‘취약’ 종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엄격한 조건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산 사자나 사냥한 사자의 가죽이나 머리 등을 미국으로 들여갈 수 있다.

앞으로도 미국인이 외국에서 사냥하는 것 자체는 금지되지 않지만 사냥한 사자를 가져오기 어렵게 되면 미국인에 의한 사냥 건수는 줄어들 전망이다.

현재 개체 수가 900여 마리에 불과한 중·서부 사자가 가장 높은 단계의 보호 수준을 부여받았다.

동·남부 사자는 1만7천∼1만9천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여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사자 숫자는 최근 21년간 60% 감소했다.

특히 아프리카의 사자는 대대적인 개입이 없다면 현재 2만 마리에서 20년 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서식지·먹이 감소에 연간 9천명에 달하는 사냥꾼의 사냥이 아프리카 사자 개체 수 감소의 주원인으로 꼽히는데 사냥꾼 중 90%가 미국인이다.

사냥 관련 단체들은 사냥에서 나오는 돈이 아프리카 빈국들의 자연보호는 물론 현지인들의 생활까지 돕는다며 새 정책에 반대 견해를 표했다.

사냥업계에 종사하는 아프리카 인구는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옥스퍼드 야생동물보호연구소’의 사자 전문가 한스 바우어 박사는 “새 정책하에서 사냥꾼은 사냥이 사자에게 나쁘지 않다는 것에 더해 사냥이 사자에게 좋다는 것까지 입증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문가도 “사냥이 사자의 보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증명해야 사냥 전리품 수입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사냥 단체들이 그간 해온 주장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년 전 이미 사자를 위험 종으로 분류하라는 청원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던 환경 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짐바브웨에서 일어난 ‘세실 사건’이 이번 규정 변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당시 미네소타 주 출신 치과의사 월터 파머는 세실을 보호 구역 밖으로 꾀어내 목을 자르고 가죽을 벗겨 지탄을 받았고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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