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3분기 외국인자금 유출 109억弗…신흥국중 최상위권

韓 3분기 외국인자금 유출 109억弗…신흥국중 최상위권

입력 2015-12-13 14:33
업데이트 2015-12-1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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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서 외국인 자금유출 3분기에 338억달러…7년만에 최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 3분기에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유출됐다.

한국에서는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선진국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저금리와 대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신흥국에는 2009년 이후 고수익을 좇는 자금이 과거에 비해 많은 규모로 유입됐다. 특히 신흥국 채권에 자금유입이 급격히 늘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정상화 과정이 시작되면 신흥국으로부터의 자금유출 강도는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신흥국서 3분기 7년만에 최대 외국인 자금유출…한국 1위

13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에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 338억 달러(약 40조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일어났던 2008년 4분기(-1천194억달러) 이후 7년만에 최대다.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도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전체로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이 순유입을 기록하겠지만, 그 규모는 2008년 이후 가장 작을 것으로 IIF는 추정했다.

국가별로 보면 3분기에 한국에서 109억 달러(약 12조8천억원)가 유출돼 7월 이후 자료가 없는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가장 많았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6월에만 110억 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나타나 한국보다 유출 규모가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에서 76억 달러를, 채권에서 32억 달러를 각각 빼갔다.

한국에서의 자금유출이 많았던 것은 한국증시가 신흥국 중 개방정도가 높아 외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기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성장둔화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브라질에서는 75억 달러, 터키에서는 50억 달러가 각각 주식·채권에서 유출됐다. 또 태국(-34억달러), 인도(-27억달러), 말레이시아(-25억 달러), 인도네시아(-22억달러), 헝가리(-12억달러) 등도 유출 상위국에 올랐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유입자금 3조5천억달러

LG경제연구원이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바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모두 3조5천100억 달러(4천147조원)에 달한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3∼2007년 1조7천900억 달러에 비해 신흥국으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은 2배로 늘어났다.

특히 신흥국 채권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1조1천800억 달러로 급증해 2003∼2007년 유입액 2천600억달러의 4.5배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전에는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이 대출 형태가 많았던 데 비해 위기 이후에는 채권에 대한 투자자금 유입이 급증했다.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이 저금리와 돈풀기 정책을 펼치면서 고수익 기회를 찾는 자금들이 신흥국으로 몰린 데 따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신흥국 기업들은 전통적인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대출에서 탈피해 채권발행을 크게 늘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장기채권 금리의 상승세 전환은 신흥국으로부터 투자자금의 이탈을 불러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 것으로 우려된다. 자원수출국은 원자재와 유가급락으로 이미 고전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유입된 채권투자자금은 신흥국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신용위험이 커지면 만기 이전에라도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어 문제다.

한국에도 금융위기 당시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2009년부터 대거 유입됐지만, 위기 이전에 비해서는 적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9년부터 작년까지 국내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1천653억 달러로, 2003∼2007년 유입된 1천873억 달러보다 줄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370억 달러에 달했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신흥국보다 미국 등 선진국에 문제가 생겨서 안전자산 선호, 유동성 확보 등의 차원에서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갔지만, 지금은 신흥국이 취약한 상태여서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은 이미 자본유출, 통화가치 급락과 더불어 마이너스 성장에 빠져들어 위기가 진행중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터키 등도 취약한 상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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