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국 열병식 ‘패권과시용’ 경계…대표단 안보낼듯

미, 중국 열병식 ‘패권과시용’ 경계…대표단 안보낼듯

입력 2015-08-09 23:20
업데이트 2015-08-0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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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때리기’ 통해 한·미·일 ‘틈새 벌리기’ 우려

중국이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2차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정부는 아무런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9일(현지시간) 현재 오바마 대통령이나 고위급 대표단의 중국 전승기념일 행사 참석 여부를 묻는 말에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침묵’은 이번 행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서방 측의 여론을 투영하고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이번 행사에 ‘열병식’이 포함된 데 대해 강한 경계감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기념 퍼레이드 차원을 넘어 군사적 패권을 대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짙다는 게 미국 정부당국자들의 인식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의 기류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전쟁을 끝내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군사적 위용을 뽐내는 열병식을 갖는다는 것은 다른 저의를 지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놓고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미국으로서는 상당한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대목은 중국이 ‘일본 때리기’를 통해 한·미·일 3국 사이의 ‘틈새’를 벌리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항일전 전승기념일을 대대적으로 치름으로써 아시아 주변국 사이에 ‘반일’(反日) 전선을 형성해내고,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에 균열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으로 의심이 된다는 얘기이다.

중국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런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이 이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는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는 ‘사실무근’으로 드러났지만, 미국 정부가 이번 행사에 부정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있고 동맹국들도 이를 인식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평가다.

미국은 다만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과의 갈등을 키우는 모양새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이 본국 차원에서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지 않고 현지 주중 대사를 보내는 선에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공개로 중국을 비판하지는 않지만, 이번 행사에 대한 불편함을 외교적으로 표현할 것이라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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