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협상 재개 땐 IMF ‘헤어컷’ 보고서 최대 쟁점 될듯

[그리스 위기] 협상 재개 땐 IMF ‘헤어컷’ 보고서 최대 쟁점 될듯

입력 2015-07-06 07:37
업데이트 2015-07-0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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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5일(현지시간) 실시한 국민투표 결과에 따라 협상이 재개된다면 국제통화기금(IMF)이 채무탕감(헤어컷) 필요성을 인정한 보고서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의 제안을 거부한 반대가 찬성을 압도적으로 눌러 채무 재조정을 담지 않은 채권단의 협상안은 테이블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그리스 급진좌파연합(시리자) 정부가 줄기차게 요구한 채무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시인한 IMF 보고서가 협상의 기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 측 채권단과 달리 그리스 부채의 지속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IMF는 지난 2일 헤어컷 필요성까지 언급한 보고서를 내놔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IMF가 지난달 26일자로 작성한 ‘부채 지속가능성 분석 예비안’은 그리스 정부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헤어컷도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IMF는 줄곧 그리스의 경제성장률과 기초재정수지 전망을 근거로 채무 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정부부채를 상환할 수 없다며 유럽연합(EU) 측 채권단에 채무 부담 경감을 요구해 채권단 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다만 협상 과정에서 IMF가 공식 문서에서 헤어컷을 명시한 것은 처음으로 그리스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012년 총선 때부터 그리스의 국가채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탕감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 1월 말 집권한 이후 채권단과 협상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해법’을 찾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IMF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IMF에 따르면 부채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30% 헤어컷과 만기 20년 연장”이라며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져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달라고 호소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국민투표의 반대는 채무 경감이 포함된 협상안 타결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투표 결과가 확정되자 거듭 IMF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번에는 협상 테이블에 부채 문제를 올릴 ?”라며 채무 재조정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따라서 채권단이 ‘3차 구제금융’을 시리자 정부와 협상하기로 결정한다면 합의안에는 채무 재조정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있다.

최대 채권국인 독일 등은 자국의 납세자를 의식해 채무 재조정에 반대했지만 EU 채권단 역시 그리스 구제금융 프로그램으로는 부채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최근 공개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 대한 도청 문건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지난 2011년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받아도 부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EU 채권단은 2012년에도 그리스가 재정수지 목표를 달성하고 구제금융 프로그램 정책들을 이행한다면 추가 ‘채무 경감’(debt relief)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다만 채권단은 치프라스 총리는 협상 파트너로서 신뢰를 잃었다고 비난해왔기 때문에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더라도 치프라스 총리가 없는 그리스 정부와 체결할 가능성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3일자 기사에서 협상이 재개되면 그리스는 3천억 유로 규모의 정부부채 일부를 경감받을 수 있겠지만 치프라스 총리와 합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NYT에 따르면 IMF가 이처럼 파장이 큰 보고서를 민감한 시점에 공개한 것은 의도한 것이 아니라 외부로 유출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을 통해 입수된 채권단의 내부 보고서에서 부채 탕감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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