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남부 폭우 휴스턴도 강타…사망 9명·실종 30명

미 중남부 폭우 휴스턴도 강타…사망 9명·실종 30명

입력 2015-05-27 07:27
업데이트 2015-05-2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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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연방 차원서 지원약속…한인동포 피해 없어

지난 주말부터 미국 오클라호마 주와 텍사스 주를 덮친 토네이도와 폭풍의 영향으로 최소 9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을 종합하면 23∼24일 오클라호마 주 오클라호마 시티와 텍사스 주 중부 샌 마르코스 시를 쑥대밭으로 할퀴고 간 폭풍이 25일 밤 멕시코 만에 인접한 텍사스 주 동부 휴스턴 시를 강타했다.

강풍과 폭우, 우박을 동반한 폭풍이 삽시간에 미국 제4의 대도시인 휴스턴을 휩쓸면서 3∼5명이 사망했다.

시간당 50∼76.2㎜에 달하는 장대비가 쏟아진 바람에 강물이 범람하면서 휴스턴 시내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시내에 주차된 차량 1천대가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에 잠기면서 뒤엉켰다. 26일 오후까지도 물이 빠지지 않아 차를 치우지 못했다고 휴스턴 지역 언론은 전했다.

휴스턴 시 당국은 홍수 피해 지역에서 구해달라는 도움 요청 전화를 1천통 가량 받았고, 보트와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500명을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도로가 침수되자 카약, 보트, 서프보드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 2008년 허리케인 아이크 이후 최대 피해에 직면한 휴스턴 시의 애니스 D 파커 시장은 휴스턴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긴급 구호에 나섰다.

학생 21만5천 명을 담당하는 휴스턴 시 교육청은 26일 임시 휴교령을 내리고 학생들에게 집에 머물라고 당부했다.

전날 휴스턴 시 도요타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서부콘퍼런스 결승 4차전을 관전한 팬들은 경기 관전 중 폭우로 도시가 마비되자 경기 후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그 자리에 남아달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고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소개했다.

휴스턴에 8년째 거주하는 한인 동포 박세나(42)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5일 오후 9시 무렵부터 폭우와 우박이 내리기 시작해 순식간에 시내 도로가 잠기기 시작했고 강풍에 도로 주변의 나무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다”며 “도로 위에 넘치는 물살을 헤치고 고속도로까지 어렵게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미 12명이 실종된 샌 마르코스 시를 비롯한 헤이스 카운티의 피해 상황은 더 악화했다.

13.4m까지 치솟은 블랑코 강의 수위가 여전히 도시를 위협하는 가운데 실종 인원이 18명 더 늘었다고 윌 컨리 헤이스 카운티 커미셔너가 밝혔다.

헤이스 카운티에서만 가옥 70채가 형체도 없이 사라졌고, 건물 1천400채가 파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휴스턴과 댈러스 공항에서는 오후 2시(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까지 17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고,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 활주로에서는 도로가 푹 꺼지는 싱크홀 현상마저 벌어졌다.

휴스턴의 4만3천 명을 비롯해 텍사스 주에서만 이번 폭풍으로 10만 명이 단전의 피해를 봤다.

아직 정확한 인명 피해가 집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가옥·건물·도로 피해 상황은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주 휴스턴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심재민 영사는 “휴스턴과 오스틴 중심가가 침수됐지만, 다행히 한인 동포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동태평양의 엘니뇨 현상에 따른 해수온 상승, 중남부 지역의 제트기류, 멕시코 만에서 불어온 고온 습윤한 바람 등 세 요인이 합쳐져 발생한 집중호우로 토네이도·허리케인에 맞먹는 피해가 급증하면서 텍사스 주와 오클라호마 주는 각각 37개 카운티, 44개 카운티에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그레그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와의 통화에서 연방 차원에서의 지원을 약속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방 재난관리청(FEMA) 직원이 현지 재난센터와 공조 작업 중”이라면서 “텍사스 주의 지원 요청을 받으면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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