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일본 관광교류 방중단 만나’아베담화’ 견제

시진핑, 일본 관광교류 방중단 만나’아베담화’ 견제

입력 2015-05-24 11:03
수정 2015-05-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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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침략죄행 은폐, 역사왜곡 불용”…중일 민간교류 강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중일 관광·문화 교류 추진차 중국을 방문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일본 자민당 총무회장을 만났으며, 니카이 회장은 시 주석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친서를 전달했다고 중일 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24일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일본 관광교류 방중단 환영식에 참석, 인사말을 한 후 니카이 회장과 약 10분 동안 선 채로 대화를 나누었다.

시 주석은 인사말에서 중일 간의 현안인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올해는 중국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즘 전쟁승리 70주년”이라고 전제하고 “일본이 군국주의 침략의 죄행을 감추고 역사의 진상을 왜곡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아베 총리가 올여름 발표할 전후 70년 담화를 견제했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의 침략 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려는 그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중국인과 아시아 피해국민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정의와 양심이 있는 일본인들 역시 동의할 수 없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과거 전쟁에 대해 “일본이 대외 침략·확장의 길로 달렸기 때문에 중일 양국은 참혹한 역사를 경험했고 중국민에게 깊은 재난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를 잊지 않는 것은 훗날의 스승이 된다’면서 “역사를 깊이 새기는 것은 미래를 열어나가기 위한 것이며 전쟁을 잊지 않는 것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덕불고 필유린’(德不孤 必有隣. 덕이 있으면 외롭지 않고 반드시 이웃이 있다)을 언급하며 “중일 양국민이 덕으로서 진정한 친구가 될 때 세대로 계승되는 우호관계를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일본 인민 역시 당시 전쟁의 피해자”라며 침략 역사를 왜곡·미화하는 일본 우익세력과 평범한 일본인들 전체와의 차별화도 시도했다.

그는 “중일 우호의 기초는 민간에 있고 중일 관계의 미래 역시 양국민의 손에 달렸다”면서 “우호의 씨앗을 뿌려 중일 우호란 큰 나무를 무성한 숲으로까지 키워나가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향하자’는 정신에 입각해 양국간 4대 정치문건의 기초 위에서 양국 발전의 아름다운 미래와 아시아 및 세계평화를 위해 공헌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약 3천명 규모의 방중단을 이끌고 중국에 온 니카이 회장은 시 주석이 말한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며 그 실현을 위해 우리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니카이 회장은 환영식 석상에서 아베 총리의 친서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시 주석은 두 번에 걸친 아베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언급, “서로 전략적 호혜관계를 추진해 나가면 양국 관계는 좋은 결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아베 총리에게 안부를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의 이날 환영 만찬 참석은 자민당 내 친중파인 니카이 회장의 입장을 배려해주는 모습을 취하면서 동시에 아베 총리의 전후70년 담화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니카이 회장에게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도쿄신문은 지적했다.

시 주석이 지난해 11월과 지난 4월 아베 총리와 2차례의 정상회담을 한 데 이어 이번에 환영 만찬까지 참석한 것은 중일 관계가 ‘대화 없는 갈등관계’에서 ‘대화하는 갈등관계’로 전환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도 평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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