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자찬 회고록에 호주 정가 시끌 <호주신문>
호주의 봅 카 전 외교장관이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과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외모를 언급하는 등 적나라하고 시시콜콜한 개인적 소회를 담은 회고록을 내놓아 호주 정가가 시끄럽다.카 전 장관은 이 회고록에서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을 만났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젊어 보이고 눈에 생기가 넘쳤다”고, 케리 장관을 만났을 때도 “피부가 남다른 것을 눈치 챘다”고 말했다고 호주 일간 데일리텔레그래프가 10일 전했다.
카 전 장관의 이러한 묘사는 두 사람의 성형수술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외교부 장관의 일기’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카 전 장관은 또 지난해 9월 케빈 러드 당시 총리를 대신해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사이에 앉게 됐지만 “내가 초라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고 자찬하기도 했다.
그는 러드 전 총리에 대해선 “외국 정상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도 쉽게 감정을 분출시키는 인물로 평판이 자자하며, 노동당 내부에서도 그를 싫어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험담했다.
이 회고록에 대해 줄리 비숍 호주 외교부 장관은 “이기적인 자화자찬자의 오만한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내용”이라며 “현직 외국 정상들 사이에서 호주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비판했다.
러드 전 총리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데일리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카 전 장관은 회고록에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에 수면용 잠옷이 없어 불편했고 음식이 형편없어 먹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를 늘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