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내가 중국 총리 되려 했다는 말은 거짓”

보시라이 “내가 중국 총리 되려 했다는 말은 거짓”

입력 2013-08-31 00:00
업데이트 2013-08-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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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T, 1심 재판 최후진술 당시 방청객 증언 보도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ㆍ64)시 당서기가 최근 끝난 1심 재판에서 “내가 중국의 총리가 되려고 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은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미국의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31일 보도했다.

보 전 서기는 지난 26일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심리를 끝낸 1심 재판 최후 진술을 통해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이 당 중앙은 이미 제 17차 당 대회에서 리커창(李克强) 동지가 그 직위를 맡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리 총리가 지난해 11월 중국 공산당 제 18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중국 총리로 사실상 확정된데 이어 올해 3월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총리로 취임했지만, 이미 2007년 말에 열린 제 17차 당 대회에서 차기 총리로 내정됐다는 얘기다.

17차 당 대회에서 보 전 서기는 25명으로 구성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보 전 서기가 ‘총리가 되려고 했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재판관은 곧바로 그의 발언을 가로 막았다고 IHT는 전했다.

보 전 서기는 또 “내가 ‘중국의 푸틴’이 되려고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이것도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고 진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보 전 서기의 이 같은 발언은 법원이 공개한 ‘재판 기록’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라면서 재판 과정을 지켜본 방청객 110여명 가운데 한 명이 메모한 내용을 입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시 중급인민법원은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의 정치재판으로 불린 이번 재판을 ‘공개재판’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표방하면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총 151건의 재판기록을 공개했다.

보 전 서기가 ‘총리가 되려했다’는 세간의 주장을 최후 변론을 통해 전적으로 부인한 것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리커창 총리’를 축으로 하는 중국의 5세대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자신이 방해 요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2심 재판을 앞두고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의 푸틴이 되려했다’는 주장을 일축한 것은 충칭시 당 서기를 지내면서 ‘부패와의 전쟁’ ‘홍색가요’(혁명가요) 부르기 운동 등 때문에 얻게 된 과격한 이미지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담겨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공산당 8대 혁명 원로인 보이보(薄一波) 전 부총리의 아들로 태자당(太子黨)의 핵심 인물인 보 서기는 시 주석의 정치적 라이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보 전 서기는 또 1심 재판 최후 진술을 통해 “나는 나의 인민을 깊이 사랑한다”, “나는 그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나는 절대로 부패 요소가 아니다”라는 말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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