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난민수용소서 고문·강간 자행” 폭로

“호주 난민수용소서 고문·강간 자행” 폭로

입력 2013-07-25 00:00
업데이트 2013-07-25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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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푸아뉴기니 마누스 섬에 마련된 호주 난민수용소에서 고문과 성폭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25일 호주 언론에 따르면 마누스 섬에서 보안 책임자로 일했던 로드 세인트 조지는 최근 호주 국영 SBS 방송의 ‘데이트라인’ 프로그램에 출연, 호주 정부가 인근 섬나라에서 운영하는 난민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폭로했다.

조지는 “마누스 섬 난민수용소에서는 난민들끼리 강간과 고문이 빈발하고 있다”며 “그곳의 보안을 책임지는 요원들도 그런 사실을 다 알고 있지만 방치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식투쟁을 주도하는 난민들이 다른 난민의 동참을 요구하며 입술을 꿰매도록 강요하는가 하면 어떤 난민은 다른 난민들이 강제로 귀에 용제를 들이붓는 고문을 가해 고막이 터진 채 방치된 적도 있다”고 구체적 사례를 공개했다.

그는 또 “난민들 사이에 성폭행 사건도 빈발하고 있으며 심지어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를 한 방에 밀어놓고 방치하는 일도 있다”며 “다른 곳이라면 이들을 분리해놓겠지만 마누스 섬 수용소에는 그런 시설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지는 아울러 “호주에서라면 개집으로도 쓸 수 없는 시설에 많은 난민이 수용돼 있다”며 “내가 호주인이란 사실이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마누스 섬 난민수용소의 실상에 환멸을 느껴 보안 책임자로 근무한 지 한 달 만에 그만뒀다고 밝혔다.

조지의 이 같은 폭로 내용이 알려지자 호주 정부는 즉각 마누스 섬의 실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토니 버크 이민부 장관은 “조지의 주장은 충격적”이라며 “수일 내에 마누스 섬을 직접 방문해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기 위한 마누스 섬 난민수용소 확장 공사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호주 정부가 인근 섬나라에서 운영하는 난민수용소의 참혹한 실상을 고발한 조지의 증언은 불법 밀입국 난민을 호주땅에 들여놓지 않고 파푸아뉴기니로 보내겠다는 호주 정부의 새 난민정책에도 큰 타격이 될 전망이라고 호주 언론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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