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흉악범 시신처리법 다양…폴 포트 무덤엔 유리병만

미국 보스턴테러 용의자 타메를란 차르나예프(26·사망)의 시신이 마땅한 장지를 찾지 못한 가운데 역대 악명높던 범죄자들의 시신 처리는 어땠는지도 관심을 끈다.

타메를란의 사례에서처럼 그동안 수많은 이들을 학살한 독재자나 다른 범죄자들도 안장 장소를 놓고 종종 논란을 빚었다.

시민 반발이나 무덤 훼손 우려 또는 추종자들의 성지화 가능성 때문에 때로는 매장 장소가 비밀로 남기도 했다.

세계가 주목한 2001년 9·11 테러 주모자 오사마 빈 라덴은 2011년 파키스탄의 은신처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에 사살된 뒤 바다에 수장(水葬)됐다.

미 관리들은 숨진 뒤 24시간 이내 묻혀야 하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시신을 다뤘다고 밝혔다.

1945년 베를린의 지하 벙커에서 자살한 아돌프 히틀러는 부하들에 의해 벙커 뒤에서 불태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시신은 모두 타기 전 옛 소련군에 발견돼 두개골과 턱뼈 등을 빼고는 구동독 지역인 마그데부르크의 소련군 연병장 아래 묻었다.

그의 시신은 1970년대 다시 꺼내 화장되고, 타고 남은 재는 하수도에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 당국이 국립문서보관소에 따로 보관한 그의 두개골과 턱뼈는 2000년 전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사망과 유해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도 여전하다.

캄보디아 양민 학살로 악명을 떨친 크메르루주 정권의 폴 포트는 1998년 73세로 캄보디아 정글에서 숨졌다. 그의 시신은 태국과의 국경지대에 있는 당렉산에서 폐타이어와 가구 더미 위에서 화장됐다. 화장 후 유해를 묻은 무덤은 녹슨 철제 지붕이 씌워져 있고 유리병만으로 표시돼 있다.

1970년대 미 서부에서 여성 연쇄살인범으로 사형된 테드 번디의 시신도 화장됐다.

번디는 플로리다에서 3건의 살인을 저지른 혐의로 유죄가 선고됐지만 1989년 사형집행을 앞두고 30여명의 살인을 자백했다.

그는 화장하고 남은 재를 워싱턴주의 캐스케이드산에 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이곳에서 그에게 살해당한 희생자 4명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미국에서 청소년 16명을 살해했을 뿐 아니라 식인, 시간(屍姦) 등 엽기 범행을 저지른 제프리 다머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 1994년 동료 재소자에게 맞아 숨졌다.

그의 뇌는 밀워키 주립 병리학 연구소에 방부 처리돼 보관됐으나 이에 반대한 아버지의 요구에 따른 법원의 결정으로 뇌를 포함한 시신 전부가 화장됐다.

화장하고 남은 재는 이혼한 그의 부모가 나눠 가져갔다.

지난해 12월 미국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26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애덤 랜자의 시신은 부친 피터 랜자가 수습했다.

그의 가족은 대변인을 통해 ‘사적으로 처리했다’고만 밝혔다.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시티 뮤라 연방건물을 폭파해 168명의 사망자를 낸 오클라호마시티 폭탄테러범 티모시 멕베이는 2001년 약물주사 방식으로 사형이 집행됐다. 그의 시신은 지역 장례식장에서 화장됐으며 남은 재는 그의 변호사에게 건네졌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한 리 하비 오스왈드는 범행 이틀 뒤 댈러스 경찰서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시신은 텍사스주 포트 워스의 한 장례식장에 묻혔으나 1981년 이곳에 없다는 주장이 나와 다시 파냈다.

당국이 파낸 시신의 치아 기록을 통해 오스왈드가 맞다고 결론내린 뒤 포트 워스의 로즈힐 메모리얼 장례식장에 다시 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