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퇴진 시위 1주 맞아 카이로에서 이틀째 시위
이집트 당국이 지난 1년간 수도 카이로에서 벌어진 시위 진압과정에서 어린이 수백 명을 무차별 체포하고 구타와 고문까지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집트 당국이 지난 1년간 어린이 300명 이상을 체포하고 어른과 같은 강도의 고문과 구타를 가했다며 이는 이집트 국내법 뿐만 아니라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HRW가 한때 구금당했던 어린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경찰과 군인이 자신들을 “발로 차고 소총 개머리판과 곤봉으로 때리며 전기충격을 가했다”고 고발했다.
또 경찰이 변호사 개입 없이 구금된 어린이들을 심문하고 청소년을 마치 성인과 같이 재판받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HRW는 가장 최근에는 지난 9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벌어진 반무슬림 영화 항의 시위 도중 최소 136명의 어린이가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 축출 이후 들어선 군부의 가혹한 처사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구금이 자행됐다고 덧붙였다.
HRW는 그러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지난달 혁명을 지지하는 과정에서 기소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에 대한 사면을 시행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무르시 대통령이 이제 시위대가 구금당한 기간에 겪은 인권침해, 특히 어린이들이 연루된 사건을 우선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낳은 군부 퇴진 시위 1주년을 맞은 카이로에서는 19일부터 이틀째 다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무바라크 축출 이후 권력을 장악한 군부가 자행한 학대와 살인 행위의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최소 61명이 부상하고 19명이 체포됐다.
지난해 11월19일 이집트에서는 무바라크 축출 이후 권력을 잡은 군 최고위원회(SCAF)의 퇴진과 민정 이양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져 닷새 동안에만 최소 40여 명이 숨지고 2천여 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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