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30대男, 의사 설득으로 결국 수술받아
사고로 손가락을 잘린 30대 뉴질랜드 남자가 봉합 수술에 성공하려면 담배를 끊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차라리 손가락을 버리겠다고 해 의사들을 놀라게 했다.16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불과 11살 때부터 담배를 피워온 그는 그러나 의사들의 설득으로 결국 담배를 포기하기로 하고 수술대 위에 올라가 20여 시간 동안 봉합 수술을 받았다.
와이카토 지역 정육 공장에서 일하는 타마티 파크스(38)가 사고를 당한 건 지난 4일. 돼지 다리 부분을 자르는 절단기로 작업하다 왼쪽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잘려나갔다.
피부만 겨우 붙은 손가락을 싸매고 와이카토 병원으로 실려온 그를 본 의사들은 곧바로 수술을 준비하면서 수술이 성공하려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흡연이 혈관을 좁게 해 피돌기가 원활하지 못하면 수술 성공 가능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의학적 소견에 따른 것이었다.
갑자기 금연 선고를 받은 파크스는 잠시 망설이는 듯하더니 놀랍게도 피부만 붙어 있는 손가락을 아예 잘라버려 달라고 의사들에게 부탁했다. 담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현지 언론에 “나는 의사들에게 세 번이나 같은 말을 했다”며 “그러나 달랑 붙어 있는 피부를 잘라달라고 세 번이나 같은 말을 했는데도 의사들이 여전히 손가락을 살리고 싶다며 물러서지 않아 내가 결국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그들이 쏟는 시간과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담배를 끊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가락 봉합 수술은 외과의사 5명, 마취의사 5명, 간호사 10명 등 총 20명의 의료진이 달라붙어 20여 시간 동안 진행됐다.
봉합 수술에 참가했던 덩컨 베인 박사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수술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특이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그러나 흡연자들은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그가 손가락을 버리겠다고 했으나 우리가 계속 설득하자 그가 마침내 ‘담배를 끊겠다. 수술을 하자’며 태도를 바꾸었다”고 전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4~5개월 뒤에는 파크스가 정육 공장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그는 중독 상태에 있던 담배는 수술 뒤 완전히 끊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