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누리꾼, 시각장애 반체제 변호사놓고 공방

中당국-누리꾼, 시각장애 반체제 변호사놓고 공방

입력 2012-04-30 00:00
수정 2012-04-30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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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누리꾼들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를 통해 가택 연금 중 탈출한 반체제 시각장애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에 열띤 지지를 보내면서 이번 사건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당국과 인터넷 사이에서 쫓고 쫓기는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현지 인권활동가와 외교관은 천광청이 산둥성의 집을 몰래 빠져나와 베이징으로 상경한 후 미 대사관에 보호를 요청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중국 당국이나 미국 측은 이와 관련해 아직까진 일절 가타부타하지 않고 있다.

천광청이 미 대사관에 들어감으로써 다음 달 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미-중 전략 경제대화는 양측이 예정대로 개최한다고 공언했음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질 전망이다.

온라인에 올릴 수 있는 글인지를 감시하는 검열 당국은 서둘러 웨이보에서 ‘시각장애자(blind man)’라는 단어의 검색을 차단했다. 이는 그간 일반적으로 천광청과 연관된 이슈를 뜻하는 단어로 쓰였다.

검열 당국은 다음에는 천광청의 미국대사관 진입 사실을 누리꾼이 검색하지 못하도록 ‘대사관(embassy)’과 관련한 단어를 막았다.

하지만 당국의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누리꾼들은 지금까지 민감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해왔듯이 언어유희와 은유를 사용해 접근 제한을 피해가면서, 당국의 권력남용에 항거하는 담대함으로 많은 중국인에게서 영웅처럼 숭배되는 천광청의 존재를 계속 부각시키고 있다.

정규 학교에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천광청은 정부가 ‘자녀 하나 갖기’ 정책에 따라 주민에게 낙태와 불임을 강요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4년간 복역했고, 2010년 9월 석방 이후엔 법규정에도 없는 가택 연금 상태에 놓였다.

천광청이 가족과 함께 엄중 감시를 받고 때로는 구타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인 동조자의 항의, 외국 정부와 인권단체의 비난을 불러왔다.

온라인 상 ‘헛소문’과 여타 불온한 내용에 대한 중국 당국의 엄격한 단속은 특히 웨이보를 겨냥하고 있지만 누리꾼은 이를 비켜가며 자신의 의견을 올리는데 점차 능숙해지고 있다.

중국 인터넷 통제 기술인 ‘만리장성 방화벽(the Great Firewall of China)’을 돌파하는 말로 통상 사용하는 ‘빛 속으로 들어가기(進入光中, going into the light)’는 천광청의 탈출과 그의 이름 중 광(光)자를 의미하기도 한다.

한자에 관해 많이 아는 누리꾼은 중국에서 쓰는 간체자 대신 홍콩과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정자체)로 천광청에 관한 인터넷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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