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시신, 미국에서 화장됐다”

“빈 라덴 시신, 미국에서 화장됐다”

입력 2012-03-07 00:00
수정 2012-03-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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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랫포 간부, 유출된 이메일에서 주장

미군이 바다에 수장했다고 밝힌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사실은 미국 본토로 옮겨 화장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일’은 해커집단 어나너머스가 미국의 유력한 민간 정보분석기관 스트랫포(Stratfor)에서 빼낸 정보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이메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어나너머스는 지난해 12월 기밀 정보를 수집·분석해 유료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스트랫포의 내·외부 이메일 500만여건을 해킹하고, 이를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에 제공했다.

위키리크스의 공개에 따르면 스트랫포 정보담당 부사장 프레드 버튼은 빈 라덴 시신 수장에 대한 백악관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자신의 상사인 최고경영자(CEO) 조지 프리드먼에게 보낸 이메일에서였다.

미군은 지난해 5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서 사살한 빈 라덴의 시신을 아라비아해 북부 지역에서 작전 활동을 펼치는 미 항공모함 칼 빈슨 호로 이송, 이슬람 종교의식을 거쳐 수장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사망 후 24시간 내에 시신을 매장하는 이슬람 관례를 존중해 빈 라덴의 시신을 미국 시간으로 2일 새벽 신속히 수장했다고 설명했다.

버튼은 빈 라덴의 시신이 미군의 설명과는 달리 “미 중앙정보국(CIA) 비행기로 델라웨어주(州) 도버로 이송됐다”며 “이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군병리학연구소로 옮겨졌다”고 주장했다.

군병리학연구소는 빈 라덴의 죽음 넉 달 뒤인 지난해 9월15일 돌연 폐쇄돼 시신 처리에 대한 음모론자들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다른 이메일에서 버튼은 “의심스럽긴 하지만 시신이 바다에 수장됐다면 아돌프 아이히만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을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나치의 친위대 장교인 아이히만은 유대인 말살 계획을 집행한 것으로 악명높다. 아이히만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아르헨티나에 숨어지내다가 1960년 이스라엘 정보기관에 붙잡혀 1962년 교수형을 당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그의 시신을 화장하고서 지중해에 뿌렸다.

버튼은 “그 누구도 아이히만의 묘비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그는 화장됐다”고 이메일에서 말했다.

미군도 빈 라덴의 묘지가 테러리스트들의 성지로 변하지 않도록 하려고 매장이 아닌 수장을 택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트랫포는 위키리스크가 이메일 공개를 발표한 지난달 27일 어나너머스를 ‘도둑’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메일이 위조 또는 변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성명을 냈다.

이 가운데 미국 사법당국은 6일 어나너머스의 분파인 해커그룹 룰즈섹 회원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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