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피자·육류 등 포화지방 함유제품에 적용
덴마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방이 많이 함유된 식품에 대해 ‘비만세(fat tax)’를 도입했다.이는 ‘비만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덴마크 정부가 국민 사이에서 기름기가 많은 음식 섭취량을 줄이려고 고안한 것이다.
AFP와 BBC 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에서는 1일(현지시간)부터 2.3% 이상의 포화지방산을 함유한 제품에 대해 포화지방 1kg당 16크로네(약 3천400원)의 세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비만세는 버터와 우유에서부터 피자, 식용유, 육류, 조리식품까지 포화지방을 함유한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이에 새 정책 시행 일주일 전부터 일부 소비자들은 식료품 사재기에 나섰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상점에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수톤의 버터와 마가린을 비축해둬야 했다”고 말했다.
수도 코펜하겐의 한 슈퍼마켓 주인은 “가게 진열장이 텅 비었다”며 “사람들은 집 냉장고에 음식을 가득 채우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에서는 비만세를 “관료주의가 빚은 악몽”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덴마크 산업연맹(DI) 식품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건강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며 이 세금에 따른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중소기업연맹의 유럽연합(EU) 법률 전문가는 자국 내 생산자들은 포화지방이 사용된 식료품에 모두 세금을 물어야 하지만 수입업자들은 완제품에 대해서만 세금을 내게 돼 있어 수입품이 국내 제품보다 더 싸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덴마크 소비자들이 외국에 가서 쇼핑하는 방법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포화지방보다 소금이나 설탕, 정제된 탄수화물이 건강에 더 해롭다며 정부가 표적을 잘못 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비만세를 도입한 우파 정부가 지난달 총선에서 패배하고 좌파정부로 교체됐기 때문에 이 세금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