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 귀가

中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 귀가

입력 2011-06-23 00:00
업데이트 2011-06-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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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범죄 사실 시인·반성”..서방 환영 속 활동 제약 우려도

중국 당국에 의해 구금됐던 설치미술가 겸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54)가 22일 보석으로 석방돼 귀가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이날 밤늦게 베이징 교외의 자신의 스튜디오에 도착, 밖에 있던 외신 기자들에게 “건강은 괜찮다”고 말한 뒤 “집에 돌아오게 된 것이 기쁘지만 석방조건 탓에 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면서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보호관찰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그가 지병을 앓고 있음을 감안,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보도하면서 그가 탈세한 금액을 납부하겠다고 했고 “자신의 범죄 사실을 시인하는 반성하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석방됐다고 전했다.

아이웨이웨이는 지난 4월 3일 베이징(北京) 서우두 국제공항을 통해 홍콩을 방문하려다 비행기 탑승 전 공안에 연행됐고 중국 정부는 구금 나흘만에 경제범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확인했다.

중국 당국은 그가 운영하는 회사가 세금을 탈루하고 서류를 폐기하는 등 탈세 증거를 고의로 인멸했다고 주장해 왔다.

아이웨이웨이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메인스타디움인 냐오차오(鳥巢)의 설계에 참여한 저명한 설치미술가로, 오는 9월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건축가 승효상 씨와 함께 공동감독도 맡고 있다.

인권운동가로도 활동해 온 그는 당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했고 검열에 맞서 인터넷 자유를 지키기 위한 운동도 주도했다.

작년 2월에는 중국 정부의 예술구역(藝術區) 강제철거에 항의해 베이징(北京)을 대표하는 거리인 창안제(長安街)에서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운동 이후 처음으로 집단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서방 각국과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의 구금이 최근 중동의 재스민 시위가 발생한 뒤 인권운동가에 대한 탄압이 강화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왔다.

그의 구금과 관련,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국제앰네스티(AI) 등 서방 각국과 인권단체들은 그를 즉각 석방하고 인권운동가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중국을 정면 비판해 왔다.

서방 각국은 그의 석방소식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유럽연합(EU)의 캐서린 애슈턴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을 내고 그를 구금한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감스럽지만 “중국의 석방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마크 토너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아직 석방 보도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미국은 이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그가 석방됐음에도 앞으로의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 담당이사인 소피 리처드슨은 “아이웨이웨이는 과거 석방된 인사들의 경험에 비춰볼 때 단순한 여행금지조치를 넘어 활동에 상당한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원들도 그의 석방소식은 환영했지만 석방되기 전 범죄사실을 자백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다.

일각에서는 아이웨이웨이의 석방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유럽 방문(24-28일)을 앞두고 이뤄져 상당한 연관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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