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지진 당시 무방비”

도쿄전력 “후쿠시마 원전, 지진 당시 무방비”

입력 2011-06-20 00:00
업데이트 2011-06-20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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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가 지난 3월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했을 당시 무방비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18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재난 발생 직후 근무자들이 당장에 필요한 장비도 구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등 초기 대응이 엉망이었음을 인정했다.

이번 보고서는 도쿄전력이 원전 근무자 인터뷰와 원전 자료 분석을 토대로 작성한 것으로 후쿠시마 원전사태에 대한 독립기관의 조사 시작을 앞두고 발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 근무자들은 대지진 일주일 전 재난방지 훈련에 참가했고 비상구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 같은 훈련이 막상 재난이 발생했을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근무자들은 지진 발생 2시간 후 1호기 원자로의 냉각기능이 정지되자 소화(消化)펌프로 담수를 공급하려 했으나 펌프가 고장이 났다.

원전에 있는 소방차는 쓰나미에 밀려온 대형탱크가 진입로를 막는 바람에 1호기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근무자들은 소방차 접근을 위해 문까지 부쉈고 다음날 오전 냉각수 투입을 시작했지만, 원자로 노심은 이미 그 당시 녹아내리고 있었다. 담수도 곧 바닥나는 바람에 결국 해수를 투입해야 했다.

1호기 격납용기 압력을 낮추는 임무를 맡은 다른 직원들 또한 초반부터 우왕좌왕했다.

임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비상메뉴얼은 제어실이 아닌 원전의 다른 사무실에 있었고 근무자들이 메뉴얼을 찾아왔을 때는 여진이 원전을 흔들었다.

증기 방출에 쓰이는 압축기는 다른 건설업체로부터 빌려야 했고 증기방출 작업에 투입되는 근로자들이 착용할 보호장비도 원전에서 무려 5km 떨어진 위기대응센터까지 가서 찾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오염수 정화장치를 본격적으로 가동해 내년 1월까지 원자로를 냉온 정지시키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방사능 수치가 여전히 높은데다 방사능 오염수와 잔해 처리 문제 등으로 기간 내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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