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통합정부 구성 최대 수혜자는 네타냐후

팔레스타인 통합정부 구성 최대 수혜자는 네타냐후

입력 2011-05-05 00:00
업데이트 2011-05-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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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핑계로 평화 협상 거부할 구실 마련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와 온건 정파 파타의 통합 정부 구성 합의로 과도 정부 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통합 정부 구성의 가장 큰 수혜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라는 분석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4일(현지시간) 파타를 이끌고 있는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칼레드 마샤알은 카이로에서 4년여간의 분열과 반목을 접고 1년 내에 총선 및 수반 선거를 통해 통합 정부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압바스 수반은 9월 유엔 총회에서의 일방적 독립 국가 선언에 탄력을 얻게 된 것은 물론, 가자 지구를 하마스에 넘겨주고 요르단 강 서안을 통치하는 반쪽 수반이라는 딜레마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 반면 하마스는 하마스의 지원국인 시리아가 반정부 시위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이집트의 과도 정부와의 관계 개선은 물론 통합 정부에 다시 참여하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외교적 고립을 타개할 기회를 얻게 됐다.

그러나 차기 팔레스타인 총리 임명과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합의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만큼 통합 정부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통합 정부 구성은 오히려 정착촌 건설 강행으로 팔레스타인과의 협상을 교묘히 거부해 수세에 몰린 네타냐후 총리에게 하마스를 핑계로 협상을 거부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작년 9월 말 요르단강 서안 신규 정착촌 건설 동결을 해제해 팔레스타인 측이 협상을 중단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과 함께 현재까지 협상 재개가 이루어지지 않은 책임은 물론 협상 재개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 등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적지 않은 외교적 압박을 받아 왔다.

이런 상황에서 압바스 수반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테러 조직으로 간주하고 있는 하마스와 통합 정부를 구성하자 네타냐후는 오히려 테러 조직이 포함된 팔레스타인 정부와 평화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측에 책임을 돌리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네타냐후는 4일 영국의 데이비드 카메룬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팔레스타인판 알-카에다와 협상을 할 수 없다”며 팔레스타인 통합 정부 구성을 비난하고 5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같은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는 또 “오는 9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선언”은 명령이라면서 “명령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없으며 독립 국가 선언은 좋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비난했다.

이처럼 통합 정부 구성은 분명 팔레스타인 최대 정파 간의 역사적인 합의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에는 그다지 득이 되지 않는 만큼 오히려 협상 재개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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