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6세男, 치명적인 병에서 회복…”기적”

美 6세男, 치명적인 병에서 회복…”기적”

입력 2011-04-27 00:00
업데이트 2011-04-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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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기적 여부 조사중..의료진 “기적 아니다”

미국에서 5년 전 6세이던 한 소년이 살을 파먹는 박테리아에 감염돼 거의 죽을 뻔했다가 살아난 사실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교황청에선 소년이 죽음의 지경에 이르러 신부의 병자성사를 받고 살아났기 때문에 기적일 수 있다고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반면 의사들은 그가 훌륭한 의료진의 치료로 살아났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이 27일 전했다.

병자성사는 가톨릭의 7성사중 하나로, 사제가 위급하게 앓고 있는 신자의 고통을 덜어주면서 하느님께 구원을 비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죽음에 임박해서 이뤄진다.

문제의 사건은 워싱턴주에 사는 제이크 핀크버너(11)가 5년전 농구경기 결승전을 하다 넘어지면서 골대 아랫부분에 입술이 부딪히는 바람에 상처가 나면서 시작됐다.

의사들은 살을 파먹는 공격적인 박테리아인 A군 연쇄상구균이 소년의 상처를 통해 혈류에 침투, 뇌사성 근막염에 걸린 것으로 진단했다. 뇌사성 근막염은 매우 드물고도 심각한 박테리아 감염 형태로 환자의 근육과 피부, 내부조직을 파괴할 수 있다.

뇌사성 근막염 환자들은 25% 정도가 사망한다고 한다.

제이크는 소아 감염질병 전문의로 유명한 시애틀 아동병원의 크레이그 루벤스 의 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병세가 더 악화해 결국 신부의 병자성사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팀 소이어 신부는 병원에 도착해 제이크 가족에게 300여년전 살았던 카테리 테카크위타 복자(福者. 가톨릭에서 순교하거나 생전에 뛰어난 덕행을 한 사람에게 주는 지위)를 통해 하느님께 기도하도록 독려했다.

가톨릭으로 전향한 미국 원주민인 테카크위타는 천연두를 앓아 얼굴에 흉터들을 지니게 됐으나 숨진 뒤에 그 흉터들이 사라졌다. 이에 교황청은 조사를 벌인 끝에 1980년 그녀에게 시복(諡福)했고 현재는 복자 다음 단계인 성인으로 인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소이어 신부는 공영 NPR 라디오 방송에 테카크위타도 제이크처럼 질병에 걸려 얼굴에 흉터를 가지게 된데다 제이크도 미국 원주민 후손이기에 제이크 가족에게 테카크위타를 통해 하느님께 기도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제이크는 26일 ABC방송의 시애틀 제휴사인 코모TV에 출연, 자신에게 일어난 ‘기적’을 설명했다. 그는 병세가 악화돼 지상의 마지막 시간일 것으로 생각되는 시점을 회상했다.

그는 (꿈속에서) “나는 하늘 나라로 가서 하느님을 만났고 하늘 나라가 아름다운 곳이기에 계속 머물러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그러나 하느님은 내 가족에게 내가 지상에 필요하다고 말했기 때문에 나의 청을 들어주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제이크는 이어 이런 꿈을 꾼 날, 급우들이 자신을 위해 기도했고 테카크위타의 한 유물이 가족에게 전해졌으며 자신의 몸속 박테리아가 확산을 멈췄다면서 “나는 (이를)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가 회복한지 5년이 된 현재 교황청 관리들은 그의 회복이 기적인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에 관여하는 피터 폴 신부는 조사과정이 복잡하다면서 그의 회복이 하느님에 의한 기적이라고 확신하게 된 뒤에야 교황에게 보고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혀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의사들은 그의 회복이 오늘날의 뛰어난 의술 덕분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카고 아동병원의 감염질병 책임자인 스탠퍼드 슐먼은 “그가 운이 매우 좋아 훌륭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서 제이크가 뛰어난 소아 감염질병 전문의인 크레이크 루벤스에게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 회복했을 뿐 기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에 있는 헨리포드 병원의 감염질병과장인 마르쿠스 제르보스도 하느님이 의료진을 통해 기적을 베풀 수 있음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제이크가 걸린 병이 매우 심각하지만 치유할 수 있고 회복과정을 의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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