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원전 사고 현장 인력난 고민

<日대지진> 원전 사고 현장 인력난 고민

입력 2011-04-02 00:00
업데이트 2011-04-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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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기술이나 훈련이 필요하지 않는 단순한 일에 시간당 수백만 원의 임금을 받을 수 있다면 믿기지 않는 일이다.

이처럼 사실이기에는 너무나 꿈같은 임금을 내걸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하는 일이 지금 일본에서 벌어지고 있다.

심각한 핵발전 사고를 내고 있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그렇다.

도쿄전력은 지금 ‘점퍼’를 구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점퍼는 방사성 물질 오염이 심각한 치명적 위험 현장에서 방사선 피폭을 최대한 줄이고 최소한의 시간에 주어진 일을 해내기 위해 작업장에 뛰어 들어갔다가 전력 질주해 뛰어 나오는 사람들을 말한다.

미국 원자력발전소에는 1970년대와 1980년대만 해도 점퍼들이 흔히 있었다. 요즘은 이런 일을 로봇이 대신하기 때문에 점퍼들을 보기 힘들다.

하지만,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 현장은 얘기가 다르다.

일부 폭발과 핵연료냉각을 위한 엄청난 냉각수 주입으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에서 로봇을 동원하기는 너무 어렵다.

도쿄전력은 1일 18명의 직원과 3명의 하청업체 직원이 1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 피폭을 당했다고 밝혔다. 핵발전소 근무자들이 평균 5년간 총 50밀리시버트의 방사선 피폭을 당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얼마나 심각한 피폭을 당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금 도쿄전력은 후쿠시마원전의 원자로 6기 중 최소한 4기를 영구 폐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를 위해서는 가동을 중단하고 연료봉을 냉각시켜야 하며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엄청난 양의 냉각수를 처리해야 한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심각한 핵 오염을 일으키고 있는 냉각수 처리 방법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별도의 발전기로 펌프가 가동되기 때문에 누군가 현장에 들어가서 펌프의 한쪽 끝을 원자로 바닥의 물이 고인 곳으로 끌고 가 담그고 뛰어나오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점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와키시에 있는 한 하청업체 직원은 회사가 일당 20만엔(2천500달러)을 제시했다고 주간 위클리 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보통 때 같으면 꿈같은 일로 받아들였겠지만, 부인이 울면서 가지 말라고 매달려 회사 측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일하는 시간이 하루 한 시간도 안될 것이기 때문에 시간당 20만엔 꼴이지만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와키에 사는 후지타 류타(27)씨는 후쿠시마 원전의 2호기 현장 작업 대가로 이보다 2배나 많은 위험수당을 제의받았지만 거부했다고 도쿄신문에 밝혔다.

세 살 난 아들과 26세 된 부인을 도쿄 외곽 경기장에 마련된 임시 피난처로 이주시킨 그는 위험한 이 일의 성격에 비하면 일당 40만엔도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50세가 넘은 사람들이 많은 돈을 받고 이 일에 동원되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하지만 나는 아직 젊고 방사선이 무서우며 다시는 원전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근로자들이 위험 현장 접근을 꺼리면서 도쿄 전력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시급히 현장 상황을 보고 문제를 파악해 대처해야할 처지이지만 냉각 작업이 제대로 되고있는지,다른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현장에 가까이 접근해 확인해야 할 사람들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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