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화장시설 훼손으로 시체 처리 난항

日, 화장시설 훼손으로 시체 처리 난항

입력 2011-03-27 00:00
업데이트 2011-03-2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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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기현서 대지진 이후 첫 집단 장례식

일본 동북부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만명을 넘어섰지만 피해 지역의 화장시설이 훼손돼 사망자들의 시체 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이 또 한 번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각) 일본 미야기현의 야마모토에서 동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희생자들에 대한 집단 장례식이 열렸다.

지진으로 딸과 손녀딸을 잃은 모리 지에코씨는 이날 합판으로 짠 관 두 개가 채소밭에 겨우 마련된 매장터에 묻히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장례식에 참석한 지에코씨의 자매 사토 토미코씨는 “만약 제대로 된 화장 절차를 밟고 싶으면 여기서 80㎞ 떨어진 야마가타현까지 직접 시체를 운반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망자의 마지막 길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날 야마모토에서는 시체 11구에 대한 집단 매장이 이뤄졌으며 수일 내에 사망자 400명에 대한 장례식이 추가로 열릴 예정이다.

나토리에서는 대지진과 쓰나미로 훼손된 마을 화장시설의 일부를 복구해 이날 지진 발생 이후 처음으로 화장 작업을 재개했다.

나토리시 지자체 환경부 관계자 기무라 빈씨는 “쓰나미 발생 다음날부터 시체들이 쌓이기 시작했다”면서 시체 처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기술자들도 나머지 화장터 두 곳을 복구해 빠른 시일 내로 화장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례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안타까운 것은 지자체 측도 마찬가지다.

야마모토 지자체 관계자인 아이자와 도시아키씨는 “이것은 정식 장례식이 아니라 단지 짧은 시간 동안만 묻어두는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추후 화장 작업 이행을 약속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사망·실종자수가 각각 1만100명과 1만7천명을 넘어간 상황에서 화장 시설까지 부족해 집단 매장 작업은 어쩔 수 없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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