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바라크 지지세력, 시위에 고아 동원”

“무바라크 지지세력, 시위에 고아 동원”

입력 2011-02-15 00:00
업데이트 2011-02-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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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위대 진압에 ‘용역깡패’ 동원” 정황도 나와

 최근 이집트 반(反)정부 시위 과정에서 친(親)무바라크 세력이 고아와 빈민층 아동들을 동원,시위대를 공격하게 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은 카이로 거리에서 생활하는 빈민층 아동·청소년들을 인터뷰한 결과 친무바라크 세력이 시위가 벌어진 18일간 아이들을 모아 친정부 시위에 참여하게 하고 반정부 시위대에 돌팔매질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지지자들은 아이들에게 돈과 음식,담배 등을 주면서 시위에 동참할 것을 요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집트 자선단체 추산으로는 이 기간 많게는 아동·청소년 1만2천명이 친정부 시위에 동원됐다.

 당시 두 세력 간 충돌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 쪽으로 밀려간 아이들이 경찰의 고무탄에 맞아 다치는 일이 속출했으며 휴대전화로 경찰을 촬영하던 10대 여자아이가 경찰의 실탄에 맞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사는 “무바라크 지지세력은 시위대에 돌을 던지고 폭력행위를 하는 것이 애국적 행동으로서 그들의 의무라며 아이들을 떠밀었다”고 말했다.

 또 당시 시위를 진압하던 경찰은 거리를 배회하던 여자아이들에게 성관계를 강요하고 돈을 빼앗는 등 불법행위를 일삼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집트 정부는 구걸로 연명하는 아동·청소년 수를 5천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아동인권단체 등은 실제 숫자가 5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무바라크 정부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용역깡패’를 고용,시위대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등 ‘방해공작’을 한 정황도 뒤늦게 드러났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 인터넷판에 따르면 시위 초반인 지난달 28일 시위대는 이집트 내무부가 경찰에 전달한 시위 진압지침 문건을 입수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내용은 ‘발타지야(baltagiya)’라 불리는 폭력배를 다수 고용해 시위 현장에 투입,거짓정보를 흘리고 폭력을 행사하도록 했다는 부분이다.

 알-자지라는 현지 언론을 인용,발타지야들이 이집트 노동자 월평균 임금 500이집트파운드(약 9만5천원)의 10%에 해당하는 50이집트파운드를 하루 임무 수행 대가로 받았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한 시민은 “발타지야가 정부군 지원을 받아 약품과 식량이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고 이를 나일강에 버리는 등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위대 지도부가 지난 2일 벌어진 친·반정부 시위대 간 충돌과 관련,“집권당이 고용한 용병이 대통령을 옹호한다는 가면을 쓰고 적대 행위를 계속했다”고 주장한 점으로 미뤄 이들 발타지야가 친정부 시위대 속에 숨어들었을 개연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발타지야는 1980년대 카이로에서 자생하기 시작한 폭력집단을 일컫는 말로,이집트 내무부는 1990년대 들어 이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단속이 어려울 정도가 되자 대신 돈을 주고 훈련해 반정부 소요 진압에 활용했다.

 이들은 특정 이념 성향을 띠거나 조직화한 집단은 아니지만 정부 지시를 받고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을 붙잡아 추행하거나 심지어 성폭행하는 등 무자비한 모습을 보였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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