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나는 KGB 산업 스파이”

푸틴 “나는 KGB 산업 스파이”

입력 2010-05-20 00:00
수정 2010-05-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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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자신이 1980년대 옛 소련 시절 KGB 정보요원으로 동독에서 산업 스파이로 활약했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고 영국 텔라그래프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푸틴 총리는 최근 러시아 과학원 회의에서 자신은 동독지역의 KGB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서방의 민감한 기술 및 산업 기밀을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털어놨다.

 푸틴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자신의 KGB 경력에 대해 지금껏 털어놓은 것 가운데 솔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푸틴은 1980년대 당시 동독에서 활동하면서 서독과 줄이 닿는 정보요원 모집책이었다는 사실 외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는 아직껏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발언으로 그가 서방의 컴퓨터 관련기술을 소련에 넘기는 임무를 수행했다는 동독 관리들과 다른 정보요원의 그간 증언이 사실로 확인되게 됐다.

 1985∼1990년 사이 동독 드레스덴의 KBG 스파이로 활약했던 푸틴 총리는 그러나 갈수록 벌어지는 서방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자신이 본국에 전달한 기술이 무시된 데 대해 갈수록 좌절감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가 다른 부서(KGB)에 근무할 당시 우리와 외국인 동료가 특별한 수단을 통해 얻은 성과가 소련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1980년대 말의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당시 지도부에 대한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푸틴 총리는 특히 당시 소련과학자들이 자신과 동료가 서방으로부터 “획득하고 있는” 정보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해당 분야에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당시 필요한 것을 지속적으로 확보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면서 “우리는 입수한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우리 경제에서 어떤 부분에 활용되고 있는지를 묻곤 했다”고 개탄했다.

 한편 푸틴이 산업 스파이로 활약했던 드레스덴 지역은 당시 동독 최대의 컴퓨터 제조업체 로보트론이 본사를 두고 서방 제품 모델에 기초해 제품을 만들었던 곳이어서 산업 스파이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최적지로 지목됐었다.

 실제로 전직 로보트론 회사 관계자들도 당시에는 회사 측이 서방업체들을 상대로 산업 스파이 활동을 펼치는 자체 조직을 가동하고 있었으며,드레스덴 지역도 자체적으로 외국 기업인들이 참가하는 무역박람회를 여러 차례 개최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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