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기자회견 주요 내용

원자바오 기자회견 주요 내용

입력 2010-03-14 00:00
업데이트 2010-03-1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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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14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직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고 출구전략 시행 문제와 위안화 환율, 중.미 관계 등 각종 국내외 현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밝혔다.

원 총리의 주요 발언을 주제별로 요약했다.

◇ 출구전략 도입 시기 = 중국은 거시정책을 연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당히 유연한 통화정책을 유지해 경제회복 추세를 수호할 방침이다.

우리는 통화의 유동성을 합리적인 수준에서 충분히 공급할 것이고 금리를 합리적으로 유지해 물가를 관리해 나갈 것이다.

경제의 대동맥이자 올해 경제의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의 관건인 농촌문제도 중시할 것이다.

또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 유지를 통해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적당히 유연한 통화정책을 고수함으로써 어렵게 달성한 경제 회복추세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만약 경제가 다시 한번 침체기에 들어간다면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경제 추이의 변화에 따라 대응성과 유연성을 발휘해 정책의 강도를 조절해 나갈 것이다.

국내외의 경제 상황 및 추세를 면밀히 분석해 나아갈 때 나아가고 후퇴(출구전략 사용)할 때 후퇴할 것이다. 결코 실기하지는 않겠지만 (출구전략 도입시기를) 신중하고 유연하게 결정하겠다.

그럼으로써 내년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여러분을 더 많이 웃으면서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

쉽지는 않겠지만 경제의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발전과 경제 구조조정, 물가 관리 등 3가지 중점 분야를 잘 관리한다면 일각에서 우려하는 ‘더블딥’ 가능성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 위안화 환율 문제 = 위안화 환율이 결코 평가절하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이 통계를 낸 37개 국가 중 16개국의 작년도 대중 수출이 증가했고 유럽연합(EU)의 경우는 수출이 작년 20.3% 감소했지만 대중 수출 감소폭은 15.3%에 불과했다.

독일의 작년도 대중 수출은 760억유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미국의 경우도 수출이 17% 감소했지만 대중 수출은 0.22%밖에 줄지 않았다. 중국은 이미 한국과 일본, 유럽, 미국의 주요 수출 시장이 되고 있다.

중국이 2005년 7월 환율 개혁을 단행한 이후 달러 대비 환율은 21% 절상됐고 실질환율로 따져도 16%가 올랐다.

또 2008년 7월부터 작년 2월까지 위안화 환율은 실질적으로 14.5%가 절상됐다.

이 기간 중국의 무역은 16%가 줄었지만 수입은 11%밖에 줄지 않아 무역흑자가 1천20억달러 감소했다. 위안화 환율이 금융위기 기간 기본적으로 안정돼 세계 경제 회복을 촉진하는 역할을 했다.

한 나라의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가 결정하는 것이다. 환율 변동은 그 나라의 종합적 경제상황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는 각국이 서로 비난하고 심지어 강제적인 방법으로 환율 인상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는 위안화 환율 개혁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시장 수급을 기초로 현행 관리형 변동환율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면서 합리적이고 균형있는 수준으로 기본적으로 위안화 환율에 대한 안정을 유지해 나갈 것이다.

◇ 중.미 관계 = 중.미 관계는 우리가 가장 중시하는 외교관계다. 양국 관계는 양국 및 양국민의 근본 이익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양국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우리는 위에서 멀리 내다보고 양국 관계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양국관계는 양호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달라이 라마 방미를 허용하고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과 영토안정을 침해한 것이다. 중.미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한 책임은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다.

중.미간 3개 공동성명은 양국관계의 기초다. 우리는 미국이 문제를 직시하고 3개 공동성명의 원칙으로 돌아가 양국관계 회복과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길 희망한다.

우리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으로서 우리 자산의 안전과 유동성, 가치상승을 희망한다. 미국은 국제기축통화의 발행국이다. 달러의 불안정은 우리에게 많은 우려를 갖게 한다.

작년에도 내가 걱정이 많다고 말했는데 올해 역시 여전히 걱정하고 있다.

미국의 국채는 미국의 국가 신용을 담보로 하고 있는데 미국이 실질적인 조치로써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이것이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

◇ 자유무역 강조 = 우리는 자유무역을 주장한다. 자유무역은 경제를 물과 같이 움직이게 함으로써 사람들에게 화해와 평화를 가져다준다. 우리는 대화와 평등 협상을 통해 서로와 모두에게 도움되는 길을 원한다.

자유무역은 세계경제 발전과 세계의 화해, 인류의 생활 개선을 촉진한다.

수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국가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자기 나라의 수출을 올리겠다고 환율을 절하하고 다른 나라의 환율을 올리려고 압력을 가하는 나라는 이해할 수 없다. 이는 보호무역 조치의 일종이다.

세계 금융위기가 만연하고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보호무역 움직임이 더욱 강화되고 있어 세계 각국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는 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작년 어려운 시기에도 우리는 유럽과 미국에 수차례 대규모 구매사절단을 보냈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국제수지의 균형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나는 자유무역이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경제를 회복시키는 큰 동력이 된다고 믿는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이 도하 라운드 협상이다. 도하 라운드가 공정.균형의 조건에서 합리적인 무역질서를 수립해야 한다.

나는 미국과 유럽 등이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를 조속히 인정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 이들 국가가 첨단 과학기술의 대중(對中) 수출길을 확대하는 것이 무역 균형에도 도움이 된다.

중국은 무역규모는 크지만 50%가 가공무역이며 60%는 외자기업 또는 합자기업이 수출하고 있다. 중국에 대해 각종 제한조치를 취한다면 여러분 본국의 기업에도 당연히 피해가 갈 것이다.

전 세계는 현재 높은 실업률, 금융 위기, 국가 재정 문제, 환율과 물가의 불안정성 등의 문제로 일부 국가들이 세계 경제회복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더블 딥으로 빠질 수도 있다.

◇ 국제사회에서의 책임 = 최근 ‘중국오만론’ ‘중국강경론’ ‘중국필승론’ 등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대해 각종 비판적 이론이 나온다. 중국은 최근 몇년새 급속한 발전을 했지만 도농, 지역간 불평등이 심하고 인구가 많고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다. 우리는 여전히 발전의 초보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上海)의 발전이 중국 전체를 대변하지는 못한다.

샤오캉(小康) 목표를 실현하고 중진국 반열에 들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어도 21세기 중반은 돼야 현대화를 실현할 수 있고 100년이 걸릴지도 모른다.

중국은 평화발전의 길을 견지한다. 중국의 발전은 어떤 국가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는다. 중국은 낙후된 과거부터 현재를 포함해 영원히 패권국가를 지향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권 및 영토안정의 문제에 대해서는 가난할 때부터 단호히 대응해 왔다.

중국은 책임 있는 국가로서 국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협력을 주장해 왔다. 중국이 빈곤국가에 제공하는 원조에는 어떤 조건도 없다.

◇ 기후변화 = 작년 12월 17일 나는 덴마크 여왕과의 만찬 도중 갑작스런 (코펜하겐)회의가 있다는 사실을 비공식적으로 전해들었다. 확인 결과 중국 측에 공식적으로 아무런 통보가 없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허야페이(何亞非) 외교부 부부장을 보내 항의했다.

왜 중국에 정식 통보가 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누구도 아직까지 아무런 설명을 않고 있어 아직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중국은 코펜하겐 협정 합의에 최선을 다했고 각국과 유엔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왜 아직도 중국을 걸고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코펜하겐에서 60여시간을 머물면서 거의 쉬지도 못한 채 독일, 영국, 일본, 인도, 브라질 등 각국 대표단과 만났고 오바마 대통령과도 2차례 회담을 했다.

또 회의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각국을 중재했고 각국의 공동노력으로 코펜하겐 협정이 도출됐다. 이는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기후변화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각국의 이익, 세계의 공평한 정의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공통되면서도 차별화된 책임이란 원칙에 따라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과 함께 적극 노력할 것이다.

◇ 대만과의 협력 = 대만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은 종합적이고 양안의 특색을 반영한 협정이다. 이는 평등협상, 호혜공영, 상대방의 입장 존중이란 3대 원칙에 입각해 있다.

과거에 말한 것처럼 협상 과정에서 양안간 경제규모와 시장조건의 차이를 충분히 고려해 대만의 중소기업과 특히 대만 농민의 이익을 고려할 것이다.

대만에 많이 양보할 것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는 형제란 말을 다시 한번 하고 싶다.

협상 체결은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우리는 형제이기 때문에 일부 갈등이 있더라도 부모형제를 버리지는 않는다.

작년에 내가 대만에 가고 싶다고 했던 희망은 여전히 매우 강렬하다. 우리는 중화민족으로서 5천년의 역사가 있고 강한 응집력이 있다. 50년의 정치적 분단이 5천년의 역사를 뛰어넘지는 못한다.

원(元)대에 황궁왕(黃公望)이란 유명한 화가가 그린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란 그림이 있다. 수백년이 지난 뒤 절반은 항저우(杭州)박물관에 나머지 절반은 대만 고궁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나는 이 그림이 언젠가는 합쳐지길 바란다. 하물며 양안간 사람의 마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홍콩이 지역의 특화된 장점을 살려 더 많이 발전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일국양제를 수호하면서 홍콩의 발전을 지원할 것이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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