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달라…슈퍼마켓에 가득한데도 경찰이 막아…”

“물을 달라…슈퍼마켓에 가득한데도 경찰이 막아…”

입력 2010-03-02 00:00
업데이트 2010-03-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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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약탈 확산,160명 체포·1명 사살…구조작업속 여진 120여차례

칠레에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723명으로 늘었다고 칠레 당국이 1일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이번 참사를 “칠레 역사상 최악의 비상사태”로 규정했으며,세계보건기구(WHO)는 현지 통신망이 복구되면 희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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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칠레 제2의 도시 콘셉시온의 10층짜리 아파트가 27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두 동강이 난 채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한밤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이 넋을 잃고 건물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콘셉시온 AP 특약
남미 칠레 제2의 도시 콘셉시온의 10층짜리 아파트가 27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으로 두 동강이 난 채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한밤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민들이 넋을 잃고 건물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콘셉시온 AP 특약
칠레 정부의 구호 요청 후 유엔과 인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원 약속이 이어지고 있지만 약탈과 함께 여진의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형편이다.

 ●군대 배치 속 약탈 계속…1명 사살

 칠레 정부는 주요 재난지역인 콘셉시온에 국가 재해사태를 선포하고 경찰과 함께 대규모 군 병력을 배치해 질서 회복에 나섰지만 약탈 행위는 그치지 않고 있다.

 칠레 내무부는 특히 지난달 28일 이 지역에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린 뒤 최소 160명이 구금됐으며 1명은 사살됐다고 발표했다.

 이런 가운데 식료품과 연료,의약품 등 생필품을 구하려는 주민들과 약탈 행위를 막으려는 군경 사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콘셉시온의 한 슈퍼마켓을 찾았다가 경찰에 의해 저지된 주민들은 “(슈퍼마켓이) 물과 음식 등으로 가득한데도 경찰이 들여보내지 않고 있다”며 “물품을 나눠주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팔기는 해야 할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경찰의 ‘봉쇄’가 계속되자 1일 일부 약탈자들이 상점 2곳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사람들이 우유나 밀가루,생수,기저귀 등을 갖고 있다면 체포하지 않겠지만 텔레비전을 운반하고 있다면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다.

 첼레 정부는 재난지역에 1만명의 병력과 구호품을 보내기 시작했지만 질서 유지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재클린 반 리셀베르게 콘셉시온 시장은 “약탈자들이 (당국보다) 더 조직적”이라며 중앙 정부에 추가 병력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칠레 내무부는 정부가 콘셉시온의 주요 슈퍼마켓에 있는 식품을 모두 구매했다면서 이를 무상으로 분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엔 “지원 준비 돼 있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한 이후 국제기구와 각국의 구호 약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의 엘리자베스 비르 대변인은 1일 칠레 정부가 임시 교량과 야전 병원,위성전화,발전기,피해평가팀,정수 설비,의료장비 등을 요청해왔다면서 “지원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호세 무히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우루과이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칠레 측에서 통신장비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2일 칠레 수도 산티아고를 방문할 때 위성전화 몇 대를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접국 아르헨티나는 야전병원 설비를 갖춘 항공기 5대와 의사 55명,정수 장비,식량 등을 칠레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1일 외국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대지진 피해를 본 칠레를 방문했다.

 룰라 대통령은 우루과이 방문 후 산티아고 공항에서 바첼레트 대통령을 만났으며 “칠레를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볼리비아 역시 칠레에 의료장비와 함께 60t에 달하는 구호품을 보낼 계획이라면서 필요시 혈액까지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같은 날 바첼레트 대통령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고 유럽연합(EU)의 400만달러 지원액과 별도로 칠레 구호에 나설 뜻을 밝혔다.

 ●생존자 구조작업 중 여진 공포

 콘셉시온 곳곳의 건물 더미에서 생존자 구조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규모 8.8의 대지진 후 규모 5.0 이상의 여진이 121차례나 잇따라 주민들이 이틀째 거리에서 잠을 청하는 등 공포가 가시지 않고 있다.

 참사 현장을 찾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 당선자는 “사태가 예상했던 것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진 직후 중부 연안에서 쓰나미 피해 소식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산티아고에서 남서쪽으로 약 350km 떨어진 어항 콘스티투시온에서만 지진과 뒤이은 쓰나미로 약 350명이 숨졌으며,디차토에서는 49명이 실종되고 건물의 3분의 2 이상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많은 희생자를 낸 콘셉시온 북쪽의 항구 도시 탈카후아노에서는 주민 18만명 가운데 80%가 집을 잃었으며 상당수의 건물과 도로,항만 시설 파괴됐다고 가스톤 사베드라 시장이 전했다.

 콘셉시온 AFP·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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