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1센트’ 금융사기 비상

독일에서 ‘1센트’ 금융사기 비상

입력 2010-03-02 00:00
업데이트 2010-03-02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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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허술한 은행 이체 시스템을 악용해 유로화 1센트로 불특정 다수의 계좌 번호를 알아낸 뒤 돈을 무단 인출해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이 2일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무작위로 생성한 다수의 계좌 번호로 1센트를 송금하는 방식으로 계좌번호의 실재 여부를 확인했다.송금이 승인되면 계좌가 존재하는 것으로 스팸메일 대량 발송자들이 사용하는 수법과 비슷하다.

 계좌번호를 확인한 용의자들은 은행에 송금 신청함에 이 계좌 명의로 송금전표를 넣거나,은행 측에 자신들이 이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통보함으로써 돈을 빼돌리기 시작한다.

 현재 독일에서는 은행들이 예금주의 이름과 계좌번호를 일일이 확인하지 않고 있어 용의자들이 이름을 임의로 만들어 사용하더라도 이를 적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허점이 생긴 것은 독일이 지난해 10월 역내의 자금이동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유럽연합(EU)의 규정에 따라 법률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은행은 2012년까지 고객이 신청할 경우 늦어도 다음날까지는 이체를 완료해야 하는데,이를 위해서는 자동화가 불가피하다.그 대신 은행이 계좌주와 계좌번호가 일치하는지 확인할 의무는 없어졌다.

 또 전기·전화·수도회사,협회 등은 사전에 가입자로부터 일정한 기한마다 계좌에서 돈을 인출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는 경우가 많은데,실제로 이들이 그같은 권한을 갖고 있는지 검증하는 시스템은 미비하다.

 물론 예금주는 불법적인 인출이 있을 경우 13개월 내에 이를 취소할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은 거래 명세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고 있으며 용의자들도 눈에 띄지 않게 조금씩 돈을 빼내고 있다고 슈피겔은 전했다.

 독일 농업·소비자부는 예금주들이 계좌 입출금 명세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만약 1센트가 입금되는 것처럼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견될 경우 은행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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