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이사회는 폰 트리에 감독을 “기피 인물”로 선언해 세계 최대의 영화 축제인 칸 영화제에 참여 불허 조치를 취했다.
이사회는 발표문을 통해 폰 트리에 감독이 “받아들일 수 없고 용납될 수 없으며 (영화제의 바탕에 깔려있는) 인류애와 관용의 이상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데 대해 “심대한 유감”을 표시했다.
이 발표문은 “이사회는 그런 발언을 단호히 규탄하면서 폰 트리에 감독을 칸영화제의 기피인물로 선언하며 이 조치는 즉각 발효된다”고 밝혔다.
칸 영화제의 질 야콥 조직위원장은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축출된 것은 최소한 1960년대 이후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폰 트리에 감독의 작품 ‘멜랑콜리아’는 경선 참가 자격이 유지돼 황금 종려상 수상을 놓고 다른 19편의 작품과 경쟁하게 된다.
폰 트리에 감독은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는 생각을 내비치면서 “기피인물로 선언된 데 대해 긍지를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덴마크 일간 엑스트라 블라뎃 온라인판이 보도했다.
그는 “이번 일은 프랑스인들이 2차대전 중 유대인을 박해한 것도 한 이유가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그들에게 민감한 주제”라고 말했다.
폰 트리에 감독은 이어 칸 영화제 관계자들을 “대단히 존경하며” 왜 자신에게 화가 났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덴마크의 채널 2TV와의 인터뷰에서도 자신의 발언에 대해 거듭 사과했지만 “나는 나라는 사람이며 내가 나라는 사람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히틀러 관련 발언 파문은 전날 멜랑콜리아의 언론 대상 시사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시작됐다.
폰 트리에 감독은 본래 독일 출신인 그의 가계에 대한 질문에 답하면서 “약간” 히틀러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히틀러를 이해하며 그가 나쁜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그렇다. 하지만 나는 그가 마지막 순간 벙커에 앉아있는 모습을 떠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폰 트리에는 당일 오후 늦게 사과성명을 발표하는 등 서둘러 파문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유럽 최고 감독의 반열에 드는 폰 트리에 감독은 평소 인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는 블랙 유머를 즐기며 정치적으로도 삐딱한 견해를 보여왔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