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간 학력격차 재확인한 학업성취도 평가

[사설] 지역간 학력격차 재확인한 학업성취도 평가

입력 2010-03-04 00:00
업데이트 2010-03-0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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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국의 초등 6, 중 3, 고 1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가 어제 공개됐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공개된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 결과가 지난 1년간 교육 당국이 추진한 공교육 강화 정책의 성적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지난해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일부 교육단체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학업성취도 평가를 강행하면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지원과 지역 간 학력 격차 해소를 평가의 목적으로 내세웠다.

우선 학력 신장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가 나타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은 초·중·고 모두 전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고, 보통 학력 이상 학생 비율은 늘었다. 특히 지난해 평가에서 학력수준이 떨어져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됐던 1440개 학교 가운데 87%가 미달 기준을 통과했다고 한다. 교과부는 이들 학교에 5800만원씩 총 840억원의 예산과 학습보조강사 4793명을 지원했는데 선택과 집중의 지원 정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역 간 학력 격차는 여전히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학생의 학업성취도가 주요 과목 모두 전국 최상위권을 차지해 사교육비 지출 순위가 성적 순위로 이어지는 씁쓸한 교육현실을 재확인시킨 점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교과부는 두 차례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토대로 긍정적인 효과는 살리고, 부정적인 측면은 보완하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학력이 올라도 지역 간 격차를 줄이지 못한다면 실패한 교육정책이란 지적을 피할 수 없다. 특히 올해 평가부터 학교별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을 공개하는 만큼 보다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집중 야간자율학습 등 무리한 점수 올리기 경쟁의 폐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2010-03-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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