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윤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실장
세계지질공원은 특별한 지질유산으로 자연성과 가치성이 있어야 하며, 일정한 면적과 분포를 가진 곳이어야 한다. 자연경관과 문화적 요소가 통합된 자연지역에서 높은 수준의 여행과 관광, 휴가, 건강증진 및 문화적 여가 장소로 활용되는 곳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아울러 지질유산의 핵심보호지역에는 지구과학에 대한 연구 및 지질자원의 대중화를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질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관적으로 가치가 높은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산방산·용머리, 수월봉, 지삿개 주상절리대, 서귀포층 패류화석·천지연폭포 등 7개 지역, 9개 지질 명소를 후보지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세계지질공원 네크워크에 등재된 곳은 21개국 66개 지역에 이른다.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지질과 경관, 관리구조, 정보와 환경교육, 지질관광.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등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후에 결정된다.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평가되는 것은 지질자원의 가치와 보존 상태, 그리고 지질공원 후보지들이 현재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이다. 지난 7월에 있었던 유네스코 현장 평가단은 제주가 세계지질공원의 모델이 될 수 있으며, 자연환경의 보전 상태뿐만 아니라 현재의 이용 상태 모두 매우 만족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낙관하고 있다.
지질공원은 이제 지역주민에게 소득을 안겨주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에서도 자연자원 보전의 가치를 지역주민이 공유할 수 있는 현재적 가치로 나타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가 쾌거를 달성할 수 있는 저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동안 제주는 보전과 개발의 문제로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많은 갈등을 겪어 왔다. 제주도개발특별법 이후 국제자유도시 특별법,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등 개발위주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특별법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이들 특별법은 환경자산을 보다 철저하게 보전하기 위한 각종 기준 등을 담고 있다. 오름, 하천 등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절대·상대보전지역 지정, 지하수자원·생태계 및 경관보전지구 등 관리보전지역 지정, 희귀동식물 및 부존자원에 대한 보존자원 지정제도, 지하수를 공공의 자원으로 관리하는 등 환경자산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기 위한 방안을 이들 특별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될 경우 제주의 자연이 세계적인 환경유산으로 그 품격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을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제주도민의 노력을 입증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2010-08-17 3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