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9포인트 오른 1967.85로 연중최고치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14일(1972.58)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로, 지난달 19일(1857.32)부터 20일 만에 110.53포인트가 뛴 급상승세다. 시가총액은 1091조 714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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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증권업계의 절반가량이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2500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전쟁의 재발, 원자재가격 급등, 유럽 PIIGS 국채상환 만기 도래, 대규모 펀드상환 가능성 등 장밋빛 전망 속 복병이 지속적인 증시 호황의 변수라고 말한다.
다만 증권업계 일각에서 내년 코스피지수를 최대 2800까지 예측하고 있다. 국내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으로 매월 1060억~1125억 달러가 풀리면서 이 중 상당부분이 신흥국의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다.
신중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한·미 FTA의 수혜를 받을 자동차 업종이 화학 업종과 함께 주가를 이끌 것”이라면서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인 IT업종이 현재 바닥으로 올 연말 미국 쇼핑시즌으로 수요가 커지면서 내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규모 펀드 환매는 급격한 주가 상승 속도를 다소 늦추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9월 말부터 지난 8일까지 주식형 펀드에서 3조 2000억원이 환매됐다. 업계는 코스피지수가 1880~1940일 때 펀드를 구입한 자금이 약 15조원이므로 당분간 환매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960~2020에서 투입된 자금 10조원도 향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미국의 양적 완화로 인한 유가 급등과 환율 하락이 계속되는 경우, 국내 기업은 원가 부담은 커지고 수출 환경은 악화되면서 이익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리투자증권 김병연 책임연구원은 “이미 애그플레이션과 유가 급등으로 국내 인플레이션 위험이 가시화되고 있는 단계”라면서 “특히 음식료 업종은 내년 1분기에 원가 상승분이 가격에 전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일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에도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회복의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할 경우 국내 증시의 충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울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환율갈등이 봉합될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 내년 상반기에 남유럽국가들의 국채 만기가 몰려 있어 증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아일랜드 등의 국채 만기 규모는 이달에는 150억 유로에도 못 미치지만 내년 1월에는 250억 유로, 3월에는 300억 유로 이상에 이른다. 국채 만기 규모가 클수록 해당 국가가 상환을 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10원 내린 1110.2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