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반등 기회 왔는데, 삼성전자 노조 결국 파업

반도체 반등 기회 왔는데, 삼성전자 노조 결국 파업

김헌주 기자
김헌주 기자
입력 2024-07-09 00:09
수정 2024-07-0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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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기준·유급휴가 개선 요구
“10일까지 6540명 업무 중단 동참”
파업 소식에 주가 소폭 상승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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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8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검은색 우비에 ‘총파업’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하고 오른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삼노는 9일과 10일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조합원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이어 간다. 뉴스1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8일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에서 열린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검은색 우비에 ‘총파업’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착용하고 오른손을 들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삼노는 9일과 10일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조합원 교육을 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이어 간다.
뉴스1
장대비가 내리는 8일 오전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H1 정문 앞. 검정색 우비를 입고 ‘총파업·단결 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둘러 맨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들이 하나둘씩 도로를 메우기 시작했다. 전국 사업장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온 조합원들이 계속 모여들면서 총파업 행사는 예정보다 15분가량 늦게 시작됐다. 전삼노는 “현 상황에서 파업이 적절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계신다”면서도 “우리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총파업 시작을 알렸다.

임금 협상 과정에서 사측과 의견을 좁히지 못한 노조는 ‘총파업’이라는 퇴로 없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궂은 날씨에도 젊은 직원을 중심으로 상당수 조합원이 거리로 나온 데 대해 노조 측은 “조합원 사기를 높이고 삼성전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사업이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반등하는 상황에서 총파업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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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파업 목적을 생산 차질로 규정하고 조합원에 동참을 호소해 온 노조는 이날까지 집계된 전체 조합원 수(3만 657명)와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 수(6540명)를 차례로 공개했다. 기상 악화로 실제 집회에는 4000명~5000명 정도가 참가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반면 경찰은 3000명 정도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달 7일 첫 연가 투쟁과 달리 이번 총파업은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되고, 사측 대응에 따라 오는 15일 2차 총파업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파업이 장기화되면 생산 차질, 대외 이미지 훼손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24시간 3교대로 운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사측도)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무력 행위 금지를 강조했지만 행사 중간에 경영진 사진을 찢는 등 다소 과격한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안을 가져와야 대화를 하겠다는 입장인데 앞서 진행된 중앙노동위원회의 세 차례 사후 조정회의도 무산된 터라 더 진전된 안을 가져오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노조는 성과급 기준 개선, 유급휴가 약속 이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34% 오른 8만 7400원에 장을 마감했다.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지만 사상 첫 총파업 소식에 주가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2024-07-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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