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 석유화학, R&D·첨단 소재로 돌파구

‘부진의 늪’ 석유화학, R&D·첨단 소재로 돌파구

장형우 기자
장형우 기자
입력 2024-06-10 23:53
수정 2024-06-1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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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공세에 실적 하락세
업계 R&D 투자 최대 400억 확대
LG화학, 친환경 제품 개발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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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덤핑공세 속에 실적은 추락하고, 공급 과잉으로 전망조차 어두운 석유화학업계가 신사업 영역 개척을 위한 연구개발(R&D)과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위기 돌파를 모색하고 있다. 주력이었던 중저가 범용 제품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고부가가치(스페셜티) 및 첨단 소재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0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석화 제품 핵심 재료를 가공하는 국내 NCC(나프타 분해 설비) 평균 가동률은 2021년 93.1%, 2022년 81.7%에서 지난해 74%로 하락했다.

또 지난해 합산 5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국내 4대 석화 기업들은 1분기도 하락세였다. LG화학은 석화 부문에서 312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롯데케미칼도 13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189억원의 적자를, 금호석유화학은 40.5% 줄어든 78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 석화업계 지원 방안을 내놨다. 이달 말까지였던 나프타·LPG(액화석유가스) 제조용 원유 및 나프타와 LPG에 대한 관세율 0% 적용과 나프타 조정관세 미 부과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했다. 또 폐플라스틱 재활용 업체의 산업단지 입주가 가능하도록 업체 분류에 대한 유권해석을 신속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한국의 석화제품 업체 가동률이 2028년 65%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대내외 경기 침체 속에 핵심 시장이었던 중국이 정부 주도로 석화 제품 자급률을 높였고, 앞으로도 공급과잉 상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석화업계는 R&D 투자로 스페셜티 제품 기술력을 확보하는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LG화학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00억원 정도 많은 2710억원을 R&D 비용으로 투입했다. 롯데케미칼도 약 50억원 늘어난 347억원을 R&D에 썼다. 금호석화는 1억원을 늘린 128억원을 R&D에 투자했다.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등 친환경 제품을 앞세운 스페셜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등으로 재편했다. 한화솔루션은 케이블 소재 등 신사업 확대에, 금호석화는 타이어 소재 SSBR(합성고무)의 생산 능력을 늘리면서 재활용 소재를 투입한 친환경 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업계가 지금은 좀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6-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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