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돌아오는 쌍용차 해고자들
文, 7월 마힌드라 회장에 “관심 가져달라”문성현 경사노 위원장도 적극 중재 물꼬
노사 모두 30번째 희생에 “미룰 수 없다”
文정부 노동친화적 분위기도 해결 한몫
사회적 합의로 노사 갈등 해결한 사례


해고 희생자 처음 조문한 쌍용차 사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이 13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최해국 선임기자 seaworld@seoul.co.kr


문 위원장은 잠정합의 이후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관심을 갖고 쭉 지켜보셨다”면서 “저는 대통령 직속 기관의 장으로서 일정한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일 잠정합의서에 사인한 이후에야 이야기를 더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노사 모두 지난 6월말 김주중 조합원의 사망 이후 형성된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사회적 여론에 책임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6월초 끊겼던 노사 간 대화는 김주중 조합원 사망을 계기로 재개됐다. 쌍용차지부 관계자는 “회사도 ‘더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6월 8일이면 정리해고 만 10년을 맞는 만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은 사측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깜짝 합의는 아니고 이미 2015년부터 진행돼 온 합의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정부의 중재를 통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2015년부터 노·노·사 합의를 통해 일부가 복직하고 현재 남아 있는 119명에 대해 실무적 대화만 몇 년간 이뤄졌는데, 정부가 적극 중재하면서 갑작스레 탄력을 받게 된 것으로 안다”면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와 노동친화적인 분위기 역시 사태 해결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차지부 등에 따르면 그동안 노조는 명예회복 차원에서 교섭 전 회사의 분향소 조문을 요구해 왔다. 노조의 “10년 넘게 해고자로 살아갈 수는 없다”는 일괄 복직 요구와 사측의 “경영상 어려움이 있기에 점차적으로 복직시키겠다”는 주장이 계속 부딪쳐 왔다. 그러다가 지난 12일 저녁 사측이 전격적으로 대한문 분향소를 찾아가 조문하겠다며 노조 측에 알려 왔고, 13일 조문 직후 이뤄진 본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이 도출됐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8-09-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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