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집행 늦으면 효과 줄어…유가하락은 수출에 악재
수출로 힘을 내고 있는 한국경제가 올해 3%대 성장률을 회복하기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3년 2.9%에서 2014년 3.3%로 반등했지만 2015년과 작년에는 모두 2.8%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올해 성장률 3%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면서도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가계부채, 해외요인 등 ‘3대 변수’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추경이 핵심 변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추경이 빨리 집행되기만 하면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해 다시 3%대 경제성장을 열 수 있다는 게 우리 경제팀의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추경은 경제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데 효자 노릇을 해왔다.
정부도 올해 11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을 편성하면서 성장률을 0.2% 포인트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경안 통과의 열쇠를 쥔 국회에서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추경을 제때 집행하지 못하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천40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도 ‘뜨거운 감자’다.
가계부채를 그대로 두면 자칫 금융안정 등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진다.
그렇다고 가계로 가는 돈줄을 지나치게 조이면 소비를 위축시키고 부동산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그래도 내수 부진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다.
수출은 반도체, 석유화학 등을 앞세워 작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소비 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 2월 4개월 만에 3.2% 반등한 소매판매는 3월 -0.3%, 4월 0.7%, 5월 -0.9% 등 증가와 감소를 오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외여건도 안심할 수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보호무역주의, 국제유가 급락 가능성 등 위험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적자를 더 허용할 수 없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변동성이 커진 국제유가는 국제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 배럴당 50달러 초반에서 소폭으로 등락했지만 2분기(4∼6월)에는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 등으로 40달러대 초중반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2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보고서에서 “앞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에는 수급 요인과 관련된 높은 불확실성이 있어 가격의 불안정한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 산유국 등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받게 되고 이는 우리나라 경제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유가가 많이 하락하고 러시아 등 신흥국 경기가 예상보다 안 좋아질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수출 증가세도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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