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대표단 파견…인도서 석유부 장관 면담
세계 1위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이 인도에서 7조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로 경영난 타개를 시도한다.5일 조선업계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고위급 대표단은 지난 3일 인도를 극비리에 방문해 다르멘드라 프라단 석유부 장관을 만나 인도에서 LNG선을 건조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강한 관심을 표명했다.
프라단 장관은 현지 언론에 “현대중공업의 고위 대표단이 방문했고 그들이 인도에서 LNG선을 건조하는데 대단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고위급 대표단의 이번 인도 방문은 지난 5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방한에 이은 것이다. 모디 총리는 당시 현대중공업 울산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과 만나 인도에서 조선업은 가장 우선시하는 산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인도까지 방문하며 눈독을 들인 사업은 인도 국영가스회사 GAIL의 LNG 운반선 프로젝트다. GAIL은 2017년부터 20년간 미국산 LNG를 자국으로 운송하기 위해 4천237억 루피(7조2천500억원)를 들여 LNG 운반선 9척을 발주한 상태다.
문제는 모디 총리의 자국 제조업 활성화 방침에 따라 LNG선 9척 중 3척을 인도의 조선소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있다는 점이다. GAIL이 지난 2월까지 4차례 발주를 시도했지만 인도 조선소 여건상 LNG선 생산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입찰에 응한 업체가 없다.
그러나 모디 총리 방한으로 현대중공업의 인도 조선업 투자가 가시화된데다 이번에 현대중공업 고위 대표단까지 인도에 방문해 강한 관심을 표명함에 따라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고위급 인사들이 인도에 건너가 담당 장관까지 만났다는 것은 LNG선 프로젝트 수주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면서 “인도 총리의 방한 시 현대중공업 방문이 큰 힘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인도의 L&T조선소와 LNG 운반선 건조 지원에 대한 기본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인도와의 조선 분야 협력 가능성을 검토해왔다.
조선산업 육성을 추진 중인 인도 정부는 자국 조선소의 기술 수준 향상과 인프라 구축을 위해 현대중공업의 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져 현대중공업의 이번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악재로 3조원의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으로서도 인도 LNG선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숨통을 틀 수 있다는 점에서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의 빈자리를 LNG 운반선이나 유조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상선으로 메우려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1위 선사 머스크에서 2만 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대우조선은 지난달 그리스 찬드리스사로부터 17만3천400㎥급 ‘천연가스 추진 LNG선’ 1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고부가가치 유조선인 셔틀탱커 3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미주지역 선사와 3천702억원에 체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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